학교를 비운 얼마 동안 볕은 한껏 기울어져
문득 햇볕조차 계절에 바랜다 싶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가을볕은 붐벼
마을에는 복숭아를 거운 뒤 바로 포도를 따내기 시작했고
집집이 고추를 따서 말리고도 있습니다.
학교 마당가 평상에도 붉은 고추가 널렸네요.
그리고, 여전히 아이들은 이 볕에 자라고 있을 것입니다.
노랑제비꽃 하나가 피기 위해
숲이 통째로 필요하다
우주가 통째로 필요하다
지구는 통째로 제비꽃 화분이다
(반칠환의 '노랑 제비꽃' 전문)
상담과 위탁교육을 신청하신 분들의 메일에서도 알려드렸던 대로
가을학기 시작이 좀 더뎌집니다; 9월 15일 달날.
11월 한 달은 네팔에서 보내는 까닭에
이번학기는 9월과 10월에 일정이 집중되지요.
언제나처럼 12월은 달포내내 한해갈무리 잔치로 보내기에
상담과 위탁교육 일정이 없으며,
다만 바깥에서 하는 수업만 진행합니다.
낼모레 한가위,
비록 비 길었어도 맺힐 것은 또 맺히었을 터,
바구니 가득 거두는 가을이시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