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6.흙날. 맑음

조회 수 700 추천 수 0 2014.10.08 06:16:23


굵은 가을 볕,

볕 아래 마당을 걷고 가을꽃을 따고....


한가위를 앞두고 장을 보러 다녀옵니다.

늘 물꼬에 명절을 쇠러오는 이들이 몇 있습니다.

집을 가지 못한, 혹은 집을 다녀오는 뜻밖의 손님들이 찾아들기도 하고.

마침 면소재지 오일장이 서는 날.

다녀와 선 걸음으로 명절 음식을 장만하기 시작하지요.

삼색나물에 동태전에 애호박전에 동그랑땡에 튀김들...

솔잎이 붙어 떼어내는 데 애먹지 않게

솔잎을 얹고 천을 깔아 송편을 찌지요.

향은 조금 덜하겠지만 손은 쉬운.

“하다야, 고구마도 몇 개 캐 오렴!”

댓 개의 고구마도 튀겨냅니다.

아, 소사아저씨는 추석을 쇠러 부산으로 떠났네요.


소포 하나 닿았습니다,

그리운 마음, 꼭꼭 눌러 담아 쓴다는 편지와 함께.

단식 중에 좋은 소금을 미리 구해 놓지 못해 애를 먹었다는 소식이 마음에 걸려

미국에서 그날로 즐겨가던 유기농 가게에 들러 소금을 샀더라지요.

‘그런데 비행기 타고 멀리서 온 소금이 고작 몇 시간 거리의 여행을 엄두내지 못하고

몇 달이나 찬장에 잠자고...’

그렇게 이제야, 아직 사람 오지 못하고 우체국을 통해 들어온.

소정샘은 이달 말부터 용인에서 병원 근무를 하게 된 호성샘 안부도 함께 전해왔네요.

물꼬랑 품앗이로 인연을 맺어

혼례를 올리고 아이를 낳고...

고마운 연들입니다.


한 수필가(공무원, 그리고 마라토너이기도 한)의 메일도 닿아 있군요.

책을 하나 준비하고 계셨는데,

당신이 생에서 만난 여섯의 뜻 깊은 사람들 이야기라는데,

그 가운데 한 명으로 쓰고 있다는 소식이야 진즉에 들었더랬습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먼젓번에 개인사를 좀 더 글로 적어주었으면, 혹은 인터뷰를 더 했으면 했더랬는데,

이리저리 미루고 여러 달 흘렀더니

그래도 이곳저곳이며 물꼬 누리집을 통해 나름 보충자료를 얻으셨던 모양.

며칠 전 탈고하여 출판사로 넘겼다 했습니다.

그리고 11월 1일인가 출판기념회를 잡아놓으셨다고 하지요.

‘주인공인 유일한 여성분으로 참석을 하였음 한다'는 전언이었던 겁니다.

10월 31일, 아니 비행기가 하루 더뎌졌군요,

11월 1일 안나푸르나를 가노라 전하였지요.

아무쪼록 따듯한 글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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