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나무 꽃가지가 노르스름해지고 있다, 가물거리는 기억처럼.
비 오고 기온 푹 올라간.
“아들이 사다줬는데, 나는 통 안 먹어...”
마을의 할머니 한 분이 갈치를 두 꾸러미 건네 오셨다.
먹기 좋게 한 마리씩 잘라 비닐팩에 얼리신 것.
거동이 편치 않게 혼자 계시니
그저 생각날 때 짬날 때 한 번씩
부엌에 있는 것들 가운데 손에 잡히는 대로 쥐고 건너가는데,
고맙다는 답례이시다.
고맙다 여겨주시니 또 고마운.
봄이 오면 해결해야 할 문제 둘 서 있었다.
부담되는 전화였다는 거다.
달골 마당을 지나며 산판을 해나간 이들과 해결할 문제가 남아있었고,
달골 지하수에 약간의 문제를 겪어왔던 것도 이 봄에 꼭 짚어야 하는.
오늘 했다. 곧 얼굴 보기로 한다.
그리고, 당대 문장가 소동파가 말하길
잘 쓴 글이란 '능숙한 글짓기'실력이 아니라 '쓸 수밖에 없어서'쓴 글이라고 하였더라.
쓸 수밖에 없어서 글월 하나 쓰고 있다.
달골 뒤란 법면이 엊그제 비로 많이 무너져 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중.
힘을 내고 또 밀고 감!
어느 도시의 지역문단 이야기를 전해 듣다, 책과 함께.
문학반 사람들이 책을 냈다. 대단하다, 그 용기.
이제 막 시를 쓰기 시작하는 이들이었다.
내 책이 나무를 베어 낼만한 가치가 있는가,
몇 줄이라도 도대체 읽을 만은 한가 묻는 과정이 생략된 듯도 한.
(하기야 어찌 생각하면, 뭐, 그렇게 또 낼 수도 있지.
우리 뭔가를 할 때 너무 이리저리 재고
잘할 때야 비로소 움직이는 깊은 병이 있기도.)
그런데 그 책이 나오게 된 경위가 참...
지자체의 문화예술 지원금을 받고,
그것으로 전국단위 행사를 하고,
그런데 상금은 그 지역 사람, 정확하게는 문학반 사람들이 받고,
그 기금 바탕에다 각자 얼마쯤의 돈을 보태서 만든 책이란다.
나는 어찌 일하고 있는가를 묻노니.
읍내 한 어르신이 고운 감을 사서
치마 하나, 그저 재봉틀로 둘둘 박아 고무줄 넣은, 부탁해왔던 일 있었는데
언제 적 것을 이제야 전했다.
돌아오는 길 면소재지에서 이웃 하나도 보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혼자 농사짓는 젊은이이다.
봄들에서 하루 일손을 보태기로도 한다.
물꼬 일을 두루 살펴주었던 그니였다.
참말 부산할 봄이겄다, 3월이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