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17일 나무날 비내리다 갬 >
비가 내렸습니다.
비옷과 장화를 챙겨나가는 고새 비는 멎었으나 날은 여전히 축축합니다.
알갱이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 물빠짐을 좇아갑니다.
유달리 질퍽대는 요즘의 운동장이 걸리던 참인데
아이들은 운동장 가장자리 배수로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함을 발견했습니다.
당장 삽을 갈고리를 혹은 괭이를 들고 나왔습니다.
나현이는 가마솥방으로 달려가 난롯가에 널어놓았던 장갑들을 챙겨옵니다.
삽질이라곤 처음 한다는 지용이는
여간 힘들어하지 않네요.
채규랑 하늘이랑 누가 쌍벽을 이룬다 아니할까
뺑실뺑실 장갑도 손에 없고 연장도 손에 없습니다.
굳이 불러 자루 하나를 쒼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