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14.달날. 비

조회 수 700 추천 수 0 2015.12.29 05:34:28


특수학급 교사이기도 하고 풍물 선배인 김미순샘으로부터 오랜만의 연락이 닿았다,

물꼬 아이의 학부모이기도 한.

“내가 다쳐도 입은 멀쩡하여...”

교통사고로 병원에 누워계시는데,

잘 산다고 평소 아는 척도 않던 하늘님이 어찌 나를 잊지 않고 챙겨”

살려두시더란다.

여전히 유쾌한 샘이시다.

“여기 애 땜에 고민하는 엄마가 또 하나 있는 거야.”

병상에서의 인연이란다.

“자유학교 전도사 또 했구나!”

“내가 자유학교 전도사 노릇 제대로 하면 거기 미어터져.”

“우리 그거 안 바래.”

“그래서 내가 안 하잖아.”

그런데도 누워있는 병실에서 곁에 교육을 고민하는 한 엄마한테 또 계자를 권하시다.

그렇게 또 연을 지었네.


이른 아침 문을 여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내게 또 아침이 왔다

지독한 글쓰기 작업 중.

한밤에야 마감 시간을 맞추고.

그제야 배가 고팠다.

어제도 한 밤중에야 한 끼를 먹고,

오늘 저녁에야 곡기를 넣었네.

형편없는 자신이 무서웠다.

그러나 어쩌랴, 옷매무시를 고치고 앉아야지. 그리고 걸어야지 않겠는가.


머리 싸매던 글 두어 편 해치웠으니

계자 준비 돌입까지 조금 여유가 생겼네.

자 오늘만큼은 책 좀 보자, 서평이라도.

아직 읽지는 않았다는 말이겠네.

"이 책의 원초적인 집필 동기는 불평등 분석이 아니라 청년세대들에게 불평등한 현실에 분노하고, 세상을 바꾸는 역할을 해달라는 기대와 소망에서 출발한 것이다."(‘후기’ 가운데서)

<한국 자본주의 : 왜 분노해야 하는가>(장하성)

‘분배의 실패가 만든 한국의 불평등’이 부제.

불평등이 더 악화되고 고착화되기 전에

재분배보다는 시작점인 ‘원천적’ 분배를 바로잡아야 한다 생각했다고.

한국에서는 아직 '재산 불평등'보다는 '소득 불평등'이 불평등의 주원인,

소득 불평등은 임금과 고용의 불평등 때문이며

이는 기업의 ‘원천적 분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 불평등의 역사는 길지 않다. 1970~80년대 고도성장기엔 성장의 과실이 고루 분배됐고, 실질임금이 노동 생산성과 비슷하게 올랐기 때문에 불평등 문제가 악화되지 않았다. 그랬던 우리 경제가 외환 위기 이후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가 됐다. 원인은 고용과 소득 불평등에 있다.

외환 위기 이후 비정규직이란 새로운 고용 형태가 등장했고, 근로자 간 임금 격차가 커지기 시작했다. 1980년대만 해도 중소기업 임금은 대기업의 90%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60% 수준까지 떨어졌다. 전체 일자리 중 매년 노동자가 바뀌는 불안한 일자리가 32%에 달한다. 이런 고용 구조를 매개로 성장의 과실이 가계보다는 기업, 그중에서도 초대기업에 집중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 기업 50만개 중 재벌 100대 기업이 모든 기업 순이익의 60%를 차지한다. 반면 재벌 100대 기업의 고용은 전체 노동자의 4%에 불과하다.”

책은 이 불평등을 바로잡을 주체인 '청년'에게 고하는 말.

“저자는 5년 전 윗세대들이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위로하고 8년 전엔 '88만원 세대'라는 명칭을 붙여주었을 때보다 현재 20, 30대의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본다.

30대가 된 예전의 20대들은 이제는 3포세대, 5포세대로 불리며 온갖 인생의 계획과 희망을 포기한 세대가 됐고 현재의 20대들은 88만원 세대보다 더 슬픈 '쓸모없이 남아도는 인생들, 즉 잉여세대'가 됐기 때문이다.”

“근거 없는 희망보다 논리적인 절망이 낫다”며 젊은 세대에게 현실을 바로 보라고.

그러니까 “청년들아,

삼성전자·현대자동차 같은 초(超)대기업의 이익 독점에 분노하고 선거 혁명으로 응징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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