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16.흙날. 비

조회 수 697 추천 수 0 2016.08.06 02:19:57


    

차인 한 분이 차모임을 통해 선물을 보내오셨다.

물꼬 참 귀한 공간이라며 당신 줄 수 있는 걸 나눈다는.

차 도구를 연구하시는 분으로

직접 깎은 차시에 아낀다는 찻잔도 몇.

언제 모임을 나가 가져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고마울 일.


김천에서 차를 덖고 산을 타는 벗이 이웃과 함께 건너왔다.

금룡샘도 동행.

달골 ‘아침뜨樂’과 나무 이야기를 나누었네.

복날 음식을 해서 내다.

조옴 더워야 말이지.

“해먹 하나 선물 받았는데 물꼬 보낼게요.”

아이들이 하도 올라타서 금세 찢어지는 해먹이더니

또 그리 생겼다.

 

부엌 바닥을 저 구석까지 엎드려 닦다.

가끔 하는 일이지만 긴 시간의 때들이 밖을 나온다.

이런 순간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는다.

손이 닿기도 하고 닿지 못하는 것들,

닿을 때도 있고 닿지 못할 때도 있는 것들,

눈에 보이기도 하고 보이지 않는 것들도 있는,

존재하나 모르는,

그걸 안다 한들 그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

그런 게 다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그런.

그저 살 일이다.

그저 애쓸 일이다.

그저 지극하게 우리 생의 끝에 닿을 일이다.

 

12학년을 건너가고 있는 아이가 말했다.

“입시와 교육은 같이 근본적으로 갈 수 없는 일인데,

 그게 같이 가는 게 문제가 되는 거죠.”

입시는 특정인을 선발해야 하고, 교육은 보편에 대해 다루는 것이지.

입시는 선별이고 교육은 포용.

입시는 경쟁이지만 교육은 너그러움의 문제이라.

용하게 생각을 잃지 않고 갈 수들 있길.

그저 매달려가지 않고 생각을 좀 하며 걸어가기.

모든 고3 수험생을 향해 응원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4826 [바르셀로나 통신 16] 2018.12.29.흙날. 맑음 / 도시 이야기 2; <바람의 그림자> 옥영경 2019-01-10 1195
4825 [바르셀로나 통신 15] 2018.12.21.쇠날. 맑음 / 도시 이야기; 바르셀로나 옥영경 2019-01-09 1617
4824 [바르셀로나 통신 14] 2018.12.19.물날. 맑음 / 밥 옥영경 2019-01-08 1095
4823 [바르셀로나 통신 13] 2018.11.18.해날. 흐림 옥영경 2018-12-20 1176
4822 [바르셀로나 통신 12] 2018.11.10.흙날. 맑음 옥영경 2018-12-20 975
4821 오늘은 박상규 기자를 말하기로 함 옥영경 2018-12-09 1059
4820 [바르셀로나 통신 11] 2018.10. 6.흙날. 맑음 옥영경 2018-10-07 1344
4819 [바르셀로나 통신 10] 2018. 8.22.물날. 맑음 옥영경 2018-08-23 1515
4818 [바르셀로나 통신 9] 2018. 7.22.해날. 드물게 저녁 소나기 다녀간 / 여름 밥상 옥영경 2018-07-23 1406
4817 [바르셀로나 통신 8] 2018. 6.24.해날. 맑음 옥영경 2018-07-07 1461
4816 [바르셀로나 통신 7] 2018. 4.27.쇠날. 맑음 옥영경 2018-04-28 1507
4815 [바르셀로나 통신 6] 2018. 4.26.나무날. 아직 맑음 [1] 옥영경 2018-04-28 1685
4814 [포르투갈 통신] 2018. 4.22.해날. 맑음 옥영경 2018-04-28 1352
4813 [바르셀로나 통신 5] 2018. 4. 3.불날. 맑음 옥영경 2018-04-06 1453
4812 [바르셀로나 통신 4] 2018. 3.19.달날. 잔비 내리는 밤 옥영경 2018-03-20 1354
4811 [바르셀로나 통신 3] 2018. 3. 2.쇠날. 흐림 / 사랑한, 사랑하는 그대에게 옥영경 2018-03-13 2461
4810 [바르셀로나 통신 2] 2018. 2. 7.물날. 맑음 / You'll never walk alone 옥영경 2018-03-12 1375
4809 [바르셀로나 통신 1] 2018. 1. 7.해날. 비 갠 뒤 메시는 400번째 경기에 출전하고 옥영경 2018-03-12 1246
4808 [2018.1.1.해날 ~ 12.31.달날] ‘물꼬에선 요새’를 쉽니다 옥영경 2018-01-23 2386
4807 2017.12.31.해날. 흐림 옥영경 2018-01-23 139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