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학년도에는 물꼬의 ‘예술명상’ 수업을 군내 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한다.

과거 제도학교에 반대하는 활동으로 시작했던 물꼬가

요 몇 해 가장 크게 도드라지게 하는 것이 제도학교 지원수업이다.

제도학교에는 이미 절대다수의 아이들이 있고,

물꼬가 할 수 있는 것들로 그 아이들에게 빠져 있는 부분을 도울 수 있을 거라고 한 생각.

네팔 트레킹을 떠나기 직전 협의가 있었고

가 있는 동안 수업 일정을 조율했다.

나무날마다 오전 4교시까지는 초등학교에서, 오후 7교시까지 중학교에서

방과후 수업이라기보다 정규수업 안에서 자리를 잡았다.

마침 물꼬로서는 2017학년도가 안식년이어

기존의 일정을 쉬어가는 때이기도 하여 더 원활할 수 있는 시간이겠다.

물꼬를 이해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한 분들의 눈이 고맙다.

오늘은 담당샘들과 논의가 있었다.


전화가 왔다. 반가운 이름자이다.

드려야지 했던 전화이기도 했다.

“아, 선생님...”

작은 숲속 학교의 교장 선생님이시다.

새로운 일정들을 앞두고 이런저런 마음이 술렁이고 있었는데,

목소리를 듣는 순간 평화가 왔다.

수행자는 그런 사람 아닐지,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라도 타인에게 위로와 평안을 주는.

나중에 여쭈었더랬다, 혹 무슨 수행을 하시는가 하고.

그런 게 안 한단다.

삶 자체가 수행자이실.

삶에서 묻어나오는 수행이어야 참 수행일 것이다.

앗, 뜨거워라 싶다.

물꼬가 나가기로 한 수업에 ‘예술명상’이라 적절하게 붙여준 이름도

당신의 작품이다.


한 교장 선생님이 저녁을 대접해주셨다.

그 학교에서 이번 봄 학기 물꼬가 지원수업을 가기도 한다.

“실험해보시고 잘 다듬어서...”

소문 낼 테니 물꼬의 좋은 수업을 여러 곳에서 나누라셨다.

그것은 또한 물꼬를 지원해주시는 일이기도 하다.

선생님은 당신 학교 아이들을 위해 관내 여러 곳을 다니면서 좋은 수업을 끌어오신다.

내가 할 일, 에 대하여 죽비 한 대 또 맞은 듯한.


더러 골짝골짝 예쁜 카페들이 이 산자락들에도 있다.

물꼬로 돌아오기 전 들렀다.

마침 주인장이 물꼬를 아시더란다.

잊혔다가 이곳 아이의 대학 입학 소식으로 또 물꼬를 생각게 되었다 했다.

오래전 물꼬처럼 군내 폐교된 학교를 임대하여 수련관같이 운영해오던 이들이다.

물꼬가 들어온 직후 그들도 온. 16년을 해왔더라던가.

훌륭한 시설의 공간들이 생기면서 장소를 빌려주던 일이 내리막을 가고

낡은 학교를 유지 보수하는 일도 힘이 부치면서

결국 이태 전인가 접었다고.

대신 그 건너편에 작은 카페를 짓고 여러 해전에 자리를 잡았다 한다.

그런데, 젊은 날 이 부부는 경기도의 한 공동체서 지냈고, 거기서 결혼을 했다.

이심전심이라, 공동체로 살아가는 것의 부대낌이며 너무 많이 그냥 서로가 이해가 된.

쉽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기억이었음을 안다.

곳곳에 사람들이 살고, 그 삶은 누구나 수고로왔을 것이고,

때가 되면 서로 만나고, 그러다 헤어지기도 하고.

공통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만나 기뻤다.

곧 같이 할 작업도 생길 것 같다.

백수가 과로사라고

안식년이라고 삼아 놓으니 움직일 일이 더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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