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일 쇠날 맑음

조회 수 1265 추천 수 0 2005.05.22 17:12:00

5월 20일 쇠날 맑음

비눗방울이 날아갑니다.
햇볕에 눈부십니다.
웃고 섰는 우리 아이들의 얼굴 같습니다.
할미꽃대로 민들레꽃대로도 날리고
목공실을 뒤적여 쇠막대들을 찾아들고 나오기나
곳간을 뒤져 빨대며들을 들고
혹은 나뭇잎이나 대나무를 들기도 하면서
비눗물을 걸칠 수 있는 거라면 뭐라도 잡아봅니다.
큰 방울 안에 작은 방울을 만들어 보이기도 하고
두 방울을 더해보기도 하고
곳곳에 올려 놓아도 보고
그리고 좇아다니기도 합니다.

안하면 꽤나 서운해들 하지요, 영어 말입니다.
오늘은 연극도 피아노도 특강이 있는 날이라 못할 영어를
점심 때건지기 시간을 잘라서 씁니다.
오늘은 따라 써보기도 하는데
그것까지도 흥이 나는 아이들입니다.

연극 특강,
효립샘이 와서 신문지를 써서 놀았습니다.
펄럭거리며 소리도 들어보고
접어서 간단한 것들을 표현도 하고
자기 꿈을 펼쳐보이기도 하였지요.
마지막엔 함께 살 마을을 만들어도 봤다나요.
그 사이 또 다른 물꼬 집짓기 입찰한 건축회사가
대구랑 서울에서 현장 고도를 재보러 다시 와서 같이 움직이느라
아이들 작업을 보지 못해 못내 아쉬웠지요,
좀 재잘거리며 저들 근황을 전했을까마는.

서울에서 주연샘이 와서 아이들이 피아노를 쳤습니다.
어찌나 즐기던지요.
하나씩 고래방 피아노 앞을 떠나면 가마솥방으로 가서 연습을 하고
다음 사람이 들어오면 다시 디지털 피아노 앞으로
다시 복도의 풍금 앞으로 옮겨가며 연습들을 하였습니다.
뭐, 늘 그렇듯 픽 다른 일 하는 녀석도 없지 않지요만.

한 밤 불이 꺼지지 않은 가마솥방을 살펴보니
밥알 한동희님 정미혜님 안은희님 김영규님 모남순님 김경훈님
그리고 기락샘과 삼촌이 순대를 들고 계셨습니다.
낼 있을 모내기를 위해 먼저들 들어오신 게지요
(같이 놓인 마실 거리는 뭔지 모르겠네...).
멀리서부터 온 가족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
어느 촌가 같았더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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