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편 올립니다.

조회 수 909 추천 수 0 2002.11.12 00:00:00
사람들은 왜 모를까



김 용 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입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는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 후배 홈페이지에 있던 시 한편입니다. 저도 퍽 좋아하는 시입니다.

날 춥습니다. 모두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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