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햇살!
반갑다. 얼마만인지.
가을에는 보다 부지런해진다, 가을햇살이 아까워.
여름엔 그렇게 발 빠르게 움직이다 그만 다시 비를 맞기도 했지.
몇 날 만에 본 아침해를 반기며
차 안의 매트를 다 꺼내 도랑에서 훌렁훌렁 씻어 널었는데,
금세 다시 어두워진 하늘에서 쏟아진 소낙비에 흠뻑 더 젖어버렸던.
오늘도 하늘 한켠에 무거운 구름 걸렸으나
여름 같지 않으리라 한다.
어느새 아랫부분에 곰팡이가 낀 샤워 커튼이며 솔로 박박 밀어 내다 넌다.
발 매트며들도 볕을 쪼이지.
낮밥을 먹기 전까지는 달골 아침뜨樂 풀을 매다.
한 사람은 호미로 들머리 계단을,
다른 하나는 아고라 돌계단의 풀을 뽑고,
나머지 하나는 잔디깎는기계로 밀었다.
네 주를 주마다 해온 일이다.
오늘 하면 다음은 9월 셋째 주 물꼬스테이를 앞두고나 하게 될.
큰해우소 앞에 꽃바구니부터 둔다.
생화는 아니다.
그 작은 물건 하나로도 공간이 환해진다.
학교에서는 본관 청소를 교무실에서 시작는다.
예전엔 마지막이 교무실이었는데
그러다보니 밀려서 치우지 못해 뭔가 숨기는 공간이 되어버리고는 하더라.
사람 발이 덜 가는 곳부터 치우기,
발이 쉬 닿는 곳은 어째도 치워야 하니
결국 사람들이 맨 처음 들어서는 현관까지 청소를 다 하게 하는 꼼수랄까.
부엌곳간을 쓸어내고, 바삐 장을 봐온다.
많은 물건 들일 게 아니니 멀리 큰 마트까지 말고 면소재지에서.
바쁜 참에 갑자기 손님 든다.
물한계곡을 끼고 펜션을 하는 두 분과
서울과 이곳을 오가며 환경운동을 오래 해오신 한 분.
환경운동 하시는 분은 20여 년 성함을 들었던가, 드디어 뵈었네.
어떤 이는 더는 못 보고 또 어떤 이는 그리 보고, 그렇게 사람살이 흐르는 것이리.
차를 냈다. 담엔 미리 연락주십사 했다.
대처 나가 있는 물꼬 안식구들도 와서
다섯이 저녁 밥상에 앉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