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30.쇠날. 갬

조회 수 603 추천 수 0 2019.10.12 00:00:28


와, 햇살!

반갑다. 얼마만인지.

가을에는 보다 부지런해진다, 가을햇살이 아까워.

여름엔 그렇게 발 빠르게 움직이다 그만 다시 비를 맞기도 했지.

몇 날 만에 본 아침해를 반기며

차 안의 매트를 다 꺼내 도랑에서 훌렁훌렁 씻어 널었는데,

금세 다시 어두워진 하늘에서 쏟아진 소낙비에 흠뻑 더 젖어버렸던.

오늘도 하늘 한켠에 무거운 구름 걸렸으나

여름 같지 않으리라 한다.

어느새 아랫부분에 곰팡이가 낀 샤워 커튼이며 솔로 박박 밀어 내다 넌다.

발 매트며들도 볕을 쪼이지.


낮밥을 먹기 전까지는 달골 아침뜨樂 풀을 매다.

한 사람은 호미로 들머리 계단을,

다른 하나는 아고라 돌계단의 풀을 뽑고,

나머지 하나는 잔디깎는기계로 밀었다.

네 주를 주마다 해온 일이다.

오늘 하면 다음은 9월 셋째 주 물꼬스테이를 앞두고나 하게 될.


큰해우소 앞에 꽃바구니부터 둔다.

생화는 아니다.

그 작은 물건 하나로도 공간이 환해진다.

학교에서는 본관 청소를 교무실에서 시작는다.

예전엔 마지막이 교무실이었는데

그러다보니 밀려서 치우지 못해 뭔가 숨기는 공간이 되어버리고는 하더라.

사람 발이 덜 가는 곳부터 치우기,

발이 쉬 닿는 곳은 어째도 치워야 하니

결국 사람들이 맨 처음 들어서는 현관까지 청소를 다 하게 하는 꼼수랄까.

부엌곳간을 쓸어내고, 바삐 장을 봐온다.

많은 물건 들일 게 아니니 멀리 큰 마트까지 말고 면소재지에서.


바쁜 참에 갑자기 손님 든다.

물한계곡을 끼고 펜션을 하는 두 분과

서울과 이곳을 오가며 환경운동을 오래 해오신 한 분.

환경운동 하시는 분은 20여 년 성함을 들었던가, 드디어 뵈었네.

어떤 이는 더는 못 보고 또 어떤 이는 그리 보고, 그렇게 사람살이 흐르는 것이리.

차를 냈다. 담엔 미리 연락주십사 했다.


대처 나가 있는 물꼬 안식구들도 와서

다섯이 저녁 밥상에 앉았더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5006 산마을책방➂ 닫는 날, 2019. 9. 1.해날. 흐려가는 하늘 옥영경 2019-10-12 780
5005 산마을책방➂ 여는 날, 2019. 8.31.흙날. 맑음 옥영경 2019-10-12 607
» 2019. 8.30.쇠날. 갬 옥영경 2019-10-12 603
5003 2019. 8.29.나무날. 흐림 / 때로 헤어짐을 지지함 옥영경 2019-10-11 573
5002 2019. 8.28.물날. 흐림 / 고무신 옥영경 2019-10-11 539
5001 2019. 8.27.불날. 안개비 / 당신이 내게 하늘을 주었을 때 옥영경 2019-10-11 580
5000 2019. 8.26.달날. 맑음 옥영경 2019-10-10 602
4999 2019 여름 산마을 책방➁ (2019.8.24~25) 갈무리글 옥영경 2019-10-10 570
4998 산마을 책방➁ 닫는 날, 2019. 8.25.해날. 맑음 옥영경 2019-10-10 541
4997 산마을 책방➁ 여는 날, 2019. 8.24.흙날. 맑음 옥영경 2019-10-10 598
4996 2019. 8.23.쇠날. 맑음 / 우리는 아이들과 어떻게 대화하고 있는가? 옥영경 2019-10-08 584
4995 2019. 8.22.나무날. 맑음 / 두 번을 놓치고, 한 번을 놓칠 뻔한 옥영경 2019-10-08 594
4994 2019. 8.21.물날. 흐림 / 소나무 전지 옥영경 2019-09-24 592
4993 2019. 8.20.불날. 맑음 / 당진 강연 옥영경 2019-09-23 589
4992 2019. 8.19.달날. 맑음 / You are what you eat! 옥영경 2019-09-23 606
4991 2019 여름 산마을 책방➀ (2019.8.17~18) 갈무리글 옥영경 2019-09-23 653
4990 산마을 책방➀ 닫는 날, 2019. 8.18.해날. 맑음 옥영경 2019-09-23 695
4989 산마을 책방➀ 여는 날, 2019. 8.17.흙날. 맑음 옥영경 2019-09-19 609
4988 2019. 8.16.쇠날. 흐림 / 그대에게 옥영경 2019-09-19 606
4987 2019. 8.15.나무날. 갬 옥영경 2019-09-19 607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