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이 땅에서는 시월상달에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
고구려 동맹이 그랬고, 부여 영고, 동예 무천이 그렇다.
하늘과 가까운 곳이 좋았을 테지.
그 천제단이 태백산과 마니산, 그리고 아차산에.
아침 워커힐 호텔 위쪽으로 아차산을 올랐다. 오랜 벗이 거기 산다.
서울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것을 볼 수 있는 용마산과 아차산은
백제 고구려 신라의 웅대한 기상이 뭉쳐있는 천기의 중심이라고
이곳(광진구)을 차지하려 치열하게 전투를 벌였다지.
한강과 강동 송파의 평야가 한눈에 들어오는 ,
천혜의 군사 요충지이자 민족정기가 서린 곳.
천제단 앞에 상수리나무가 있었다.
천단수쯤일.
벚나무는 얼마쯤 살까,
답체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몇 아름 되는 벚꽃나무가 그 아래 있었다.
원 나무는 노쇠해가고 있었으나
가지 하나를 자식처럼 새로 내보이고 있는.
우리는 나무도 안고
노래도 하고 절도 하고, 그리고 둘레를 멀리까지 걸었다.
이 광활한 우주에서 인간이란 얼마나 하잘 것 없는 존재이던가,
새삼 인간세가 눈물겨웠고
한편 인간으로 할 수 있는 아름다운 행위들에 대해 벅차하였네.
물꼬 30주년 기념으로 명상정원 아침뜨락에 측백나무 이름걸기를 하고 있다.
벗은 보육원 아이들 이름으로 측백나무들을 심어주었다.
곳곳에 물꼬의 힘들이 산다.
학교에서는 땔감을 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