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 화분, 화분이라고 하지만 아주 커다란 독의 뚜껑.
겨울이 아니라면 햇발동 앞에 나와 거기 채운 물에 물상추나 부레옥잠이 들어있을.
몇 해 전 겨울 그만 더디게 집안으로 들인 탓에
물이 얼어 바닥에 금이 가고
그러고도 비닐을 깔아 여러 해 또 수중식물을 잘 키웠다.
금간 바닥을 때우고
오늘은 거기 흙을 채웠네.
사왔던 조화 두 종류를 섞어 잘 심었더니 햇발동 데크가 환하다.
생화 화분도 있으나
여기 닿는 해가 강해 물주는 걸 그리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조화도 나쁘지 않은 공간이라.
잿빛 겨울 음산함도 좀 털어줄.
주말마다 계속 손님을 치는 물꼬.
창고동에서 차를 내기도 할 것이라 청소도 해두고 서둘러 학교로 내려서다.
아침 10시에는 들어온다는 이들이었는데, 11시 넘어 도착했다.
90의 현역 한의사, 기공하는 한과자 기능인, 전직 교장, 전직 교직원,
네 사람과 차를 마시고 국수로 낮밥을 먹은 다음
학교 한바퀴, 달골 아침뜨락, 창고동으로 이어진 걸음이었다.
낮 3시가 넘어서야 돌아갔으니 네 시간을 머문.
물꼬 구경도 구경이지만 같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기도.
적어도 수행을 같이 할 수 있진 않을까 정도.
저녁상을 물리고 달골로 돌아와 아침뜨락에서 물주기.
다시 제도학교로 돌아가면 닷새 지나 돌아올 것이라 흠뻑, 흠뻑.
오늘도 밤 10시에야 집안으로 들어오는 주말일정이라.
음, 발이 여전히 고통이 심해 절고 있다.
족저근막염 정도로 추정.
오래 서 있는 걸 피하거나 덜 걷거나 하는,
덜 쓰는 쪽이 치료일 것인데,
일이 그렇지가 못하네...
신경 써서 조심조심 디디며 주말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