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에 잠겼다 드러난 멧골의 느린 아침이었다.

일상 잘 세우기!

위탁교육의 핵심이라 할.

날마다 이곳에서 건강한 일상을 만들고 그것을 쌓아 내 삶의 힘으로 치환하는 것.

좋은 습을 통해 마음도 견실하게 하는.

귀찮음을 밀고 이불 속을 빠져나오면

어떻게든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게으름과 맞서고 나면 다음은 쉽지. 좀 낫다.

그 작은 싸움을 딛고 일어서서 쌓이는 시간이 좋은 습이 된다.

좋은 습은 내 삶의 힘이 되고.

위대한 삶도 작은 일상이 쌓여 가능한 것.

쓰러지는 내 삶을 구원할 수 있는 것도 작은 일상을 세우는 것에서 시작될 것.

아침수행을 하고 밥을 먹고 11학년 아이와 들로 간다.

 

오늘부터는 일수행을 하는 오전 흐름에 조금 변화를 주다.

서서히 11학년 아이도 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랄까,

나 역시 물꼬의 여느 일상으로 돌아갈.

아이는 오전 두어 시간 노동을 1시간 집약적으로 쓰는 걸로.

나머지는 자신의 시간으로 쓰기로.

밭에서 같이 일하다 아이가 돌아가고,

함께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홀로 하는 고즈넉한 재미가 또 있는 거라.

자신의 흐름대로 편히 하는.

패인 곳에 흙을 채우고 다시 있던 잔디를 덮었던 곳에 물을 주고 밟았다.

오랜 가을 가뭄이라

사이집에 새로 심었던 편백 둘이며 몇 곳의 나무에도 물을 챙겨주다.

저녁밥상 준비 도움으로는 알 작은 감자들 껍질 벗기기.

조림으로 저녁밥상에 올랐다.

 

지난주 물꼬 방문객이 옥천의 용암사를 들먹였는데,

지난여름에도 문학인들모임에서 그곳에 들린다며 동행하겠냐 물어오기도 하였더라니,

어제 아침 그곳에서 해돋이 사진을 보내오신 분 계셨더라.

위탁교육을 끝내고 11월 어느 아침은 거기 있겠다는 마음이었는데,

11학년 아이 떠나기 전에 새해처럼 새 삶을 향한 해돋이를 본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싶은.

의논했고, 주말에는 사람이 많을 듯도 하여 내일 가기로.

차가 조금 불안정하여 먼 길을 미루었는데,

오후에는 미리 냉각수도 보충하고 여기저기 좀 살펴보다.

가습이 제습이 리드줄도 고리 쪽 부분이 해져 잘라내고 끼워 재봉질로 꽁꽁 여미다.

 

무산샘의 연락,

작업장에 참나무가 좀 있으니 땔감으로 잘 쓰일 만한데

몇 곳에 나누고자 한다는.

시간을 맞춰야 하고 트럭도 섭외해야 하고.

11월 중 어느 때고 괜찮겠다 한다.

올 겨울 땔감 걱정은 덜었고나.

 

아침: 인절미와 우유

낮밥: 야채라면

저녁: 콩나물밥(간장장, 고추장장)과 감자조림, 건어물볶음, 고기볶음, 고구마줄기김치, 그리고 물꼬 요플레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5464 2020.11.25.물날. 맑음 옥영경 2020-12-24 379
5463 2020.11.24.불날. 맑음 옥영경 2020-12-24 354
5462 2020.11.23.달날. 맑음 / 논두렁 명단 정리 옥영경 2020-12-23 464
5461 2020.11.22.해날. 흐림 / 아직도 겨울계자 공지를 올리지 못하고 옥영경 2020-12-23 395
5460 2020.11.21.흙날. 가끔 햇살 / 꽃과 탱크 옥영경 2020-12-23 453
5459 2020.11.20.쇠날. 살짝 살짝 해 / 밝은 불을 확신하지 말 것 옥영경 2020-12-23 394
5458 2020.11.19.나무날. 비 옥영경 2020-12-17 413
5457 2020.11.18.물날. 흐리고 바람, 밤새 주룩거린 비 / 청년기본소득, 누가 지지하는가? 옥영경 2020-12-17 360
5456 2020.11.17.불날. 흐리다 비 / 신 앞에 엎드리기는 또 얼마나 쉬운가 옥영경 2020-12-17 420
5455 2020.11.16.달날. 맑음 / 나도 예쁜 거 좋아한다 옥영경 2020-12-16 382
5454 2020.11.15.해날. 맑음 옥영경 2020-12-16 392
5453 2020.11.14.흙날. 맑음 / 나는 기록한다. 왜? 옥영경 2020-12-16 432
5452 2020.11.13.쇠날. 맑음 옥영경 2020-12-16 448
5451 2020.11.12.나무날. 맑음 / 우뭇가사리 옥영경 2020-12-16 439
5450 2020.11.11.물날. 맑음 / 흙벽에 목천 붙이다 옥영경 2020-12-15 572
5449 2020.11.10.불날. 맑음 / 흙벽 보수 닷새째 옥영경 2020-12-15 772
5448 2020.11. 9.달날. 맑음 옥영경 2020-12-15 394
5447 2020.11. 8.해날. 흐림 / 일어나라! 옥영경 2020-12-15 394
5446 2020.11. 7.흙날. 맑음 / 땔감 옥영경 2020-12-15 367
5445 2020.11. 6.쇠날. 해와 비가 번갈아 드는 옥영경 2020-12-03 46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