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29.불날. 눈 날리는 저녁

조회 수 378 추천 수 0 2021.01.17 01:00:43


 

5시 눈발 날리기 시작하다.

깊은 멧골에 눈이 내리고 또 내린다.

 

메일들이 쌓였다.

달포가 지나서도 못하고 있던 글월에도 대답하고

계자에 미리 들어와 손을 보탠다는 이들에게도.

대개 계자를 앞두고 며칠씩 일찍 들어와 준비위를 꾸리는 샘들,

이번 계자에는 여기 상주 식구들만 지내겠다 했다.

상담 혹은 면담을 요청한 이들도

동안거에 가까운 겨울90일수행기간이니 천천히 오십사고도.

 

'각별하게 생각는 그대에게,

 내 게으름이 그대에게 아주 야속할 법도 하네.

 자리 잡고 찬찬히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전해야지,

 하고는 날이 가는 사이 겨울이 깊어졌고 무려 해가 바뀌었네요.

 마음에서 일어난 무수한 말은 결국 그대의 표현처럼

 그대를 깊이 아낀다는퍽 그립다는 말로 수렴되는...

 (...)

 물꼬야 그대에게 어디 넘의 집인가.

 언제고 오심 되지요그렇고 말고.

 다만 겨울이 모진 이곳이잖여.

 꽃 피고 새 울 때 다녀가시면 더 좋고.

 (...)

 혹 내가 도울 일이라도 있으면 언제든 알려주시고.

 내가 그대를 위해 할 일이 있다면 참으로 기쁠 것임.'

               

' 이 거친 대해리로, 더구나 이 모진 겨울 속으로 와 준다니

 무한 감사!

 그런데, 이번 겨울에는 워낙 최소치로 잡은 일정인 데다

 다른 해와 달리 미리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고 있음.

 계자 앞두고 대문을 굳게 걸어 잠근.

 (...)

 언제라도 올 수 있는 그대들임.

 2월 마지막 주말에 있는 '어른의 학교'여도 좋고.

 해마다 6월에 있는 '물꼬 연어의 날'(Homecoming Day) 뭐 그런 거)에는 꼭 와 주십사!

 또 그런 공식 일정 아니어도

 이번처럼 언제 오시겠다 연락주고 오십사.

 이왕이면 긴 겨울 지나.

 

그런 말들이 갔다.

 

연말이면 연말정산까지 해야 하는 살림은 아니지만

학교의 화재보험에서부터 연 단위로 챙겨야 할 것이 여럿이다.

자동차보험도 이 시기에 걸리고.

15년을 넘어가는, 냉각수가 새는 차량을 대기오염 때문에도 폐차를 결정했지만

새 차가 들어와 있어도 두어 달은 더 쓸 듯.

책임보험을 넣어야 하는데 놓칠 뻔.

물꼬의 보헙 담당자들에게 청약서를 보내주십사 연락을 해두다.

그러하니, 계자가 12월 말과 1월 초로 걸쳐 있을 땐 여간 정신없지 않았는데,

최근 늦어진 겨울계자 일정이 교무실 일들이며 처리하기는 좋을세.

 

제습이 가습이를 따로 산책을 시키자면,

요새는 커서 학교를 벗어나 멀리 마을을 한 바퀴 돌고 오면

시간이 제법 길다.

오늘 옷이 좀 얇았던가 기침이 달려 나온다.

이른 저녁상을 물리고 부지런히 달골을 걸어 올랐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586 2021.10.14.나무날. 맑음 / 더하기공사 첫날 옥영경 2021-12-08 382
585 2021. 9.26.해날. 갬 옥영경 2021-11-24 382
584 2021. 7.10.흙날. 해 끝에 30분 소나기 / 보이스피싱 옥영경 2021-08-06 382
583 2021. 3.14.해날. 맑으나 옥영경 2021-04-22 382
582 2021. 3.13.흙날. 갬 옥영경 2021-04-22 382
581 2023. 6.14.물날. 맑다 소나기 옥영경 2023-07-21 381
580 2022. 9.17.흙날. 흐림 / 9월 택견모임 옥영경 2022-10-01 381
579 2022. 3.19.흙날. 눈 내린 대해리 옥영경 2022-04-20 381
578 2021. 6.24.나무날. 흐림 / 측백 기념비 놓다 옥영경 2021-07-22 381
577 2023. 6. 9.쇠날. 맑음 / 황궁다법 시연 옥영경 2023-07-20 380
576 5월 빈들 닫는 날, 2023. 5.28.해날. 저녁 억수비 옥영경 2023-07-13 380
575 2022. 7. 5.불날. 낮 4:25에 20분 반짝비, 자정에 반짝비 / 물꼬는 교육자들을 키워내는 허브? 옥영경 2022-07-28 380
574 2021.11.11.나무날. 서울 맑음, 대해리 흐림 옥영경 2021-12-22 380
573 2020. 7. 7.불날. 몇 방울 떨어지다 말다 옥영경 2020-08-13 380
572 2020. 4.23.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0-08-04 380
571 5월 빈들 여는 날, 2023. 5.26.쇠날. 맑음 옥영경 2023-07-13 379
570 2022. 8.25.나무날. 가끔 비 / 못 키운 건 부모 잘못이나 그 시절에 대한 해석은 자식 몫 옥영경 2022-09-07 379
569 2022. 8.20.흙날. 맑음 옥영경 2022-09-03 379
568 2022. 3.15.불날. 맑음 옥영경 2022-04-05 379
567 2022. 2.20.해날. 눈을 지나 맑음 옥영경 2022-03-24 37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