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부천의 혜린이네 입니다. 어제 우체부 아저씨 편에 서류를 보냈답니다. "빨리, 잘" 전해달라고 했지요. 그분의 발걸음에 따사한 햇볕 내리쬐길 바래 봅니다.
도서실이랑 교실이랑 들락거릴 때 버거웠던, 오래된 여닫이 문 있지요? 그걸 고칠 재능이 있을 법한 후배를 찾았습니다. 그 친구랑 같이 가서 고치거나, 아님 그 친구가 같이 일 하는 사람을 한 분 보낼까 하고 있습니다. 아직 만나지를 못해 구체적인 얘기는 더 해봐야 하겠습니다. 전화기 저편에서 그러더군요. "이런 일 있 있을 때만 전화하지 말구... %&$#@%^&...."
맞습니다. 필요할 때만 찾으니 제가 얼마나 얄밉겠습니까? 그래서 전화로 말고 만나서 얘기하자 했습니다. 물꼬 논두렁이 되도록 얘기를 잘 해보렵니다. 아직 미혼인 그 후배는 제가 군 제대하고 잠시 일할 때 모셨던(?) 사부님이랍니다.
좋은 일이니 잘 되겠지요. 맘 쓰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물꼬에는 봄이 어느 만큼 왔나요?
대해리 바람, 생각나네요. 네살배기 규민이가 계곡 냇가 소풍에서 돌아 오는 길에 갑자기 바람이 불기 시작했는데, 두 눈 감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얼굴 가득 바람을 맞더군요. 바람이 얼굴을 간지럽히고 상쾌하게 하는가 봐요. 눈 감고도 잘 걷데요. 그러더니 잠시후 바람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어요. 냇가 바위에 앉아 김밥 먹을 땐 생각지도 못했던 바람이 돌아오는 길에 휘영 블어 오더니 물꼬에 거의 다 오니까 휘영 사라지데요. 진짜 바람이 바람같이 사라졌어요.
3월 모임에 가면 저도 두 눈 감고 걸으면서 바람을 맞아봐야 겠어요. 도시에선 바람분다 하면 눈 가리고 입 가리거나, 아예 나가질 않지요. 아름다운 바람을 더럽힌 건 누구 책임일까요?
봄옷 걸친 대해리 바람이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