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22.물날. 비 내리는 오전

조회 수 371 추천 수 0 2021.11.18 23:31:30


 

새벽에 제법 굵은 비가 내렸다.

늦은 아침 그쳤다 싶어 나가려니 다시 소나기 쏟아졌다.

기락샘은 멀리 여수까지 문상을 가고,

낮밥을 먹고 들일을 시작했다.

화덕 가로 무성한 풀,

편백나무 아래 자란 풀들을 가지를 헤집고 들어가 긁다시피 모았네.

마침 편백 가지 낮은 것들도 잘라내 다듬어주고.

 

아침뜨락에 들었다.

얼마 전 화분 몇 들어왔다. 지금 꽃을 볼 수 있는 건 아니고.

얼지 않는다면 봄을 기대할.

겹초롱꽃 둘은 뽕나무 아래 바위에다,

블루세이지며 두어 가지 대여섯 화분의 것은 뽕나무 앞으로 몰아 심다.

꽃그늘길의 장미덩굴 줄기를 자르고 자리도 잡아주었다.

 

저녁답에 호수샘 민수샘 귀환, 준한샘도 걸음하다.

매우 반가웠다. 명절을 쇠러 식구들 모인 것처럼.

대추, 땅콩, , 와인들이 들어왔다.

멧골밥상이 차려지고.

달골 햇발동에서 이번 공사에서 아직 남은 작업 점검모임.

사흘 바짝 하고 해날은 쉬기로, 다음날 작업이 이어진다 해도. 민주지산을 오르기로.

우리(초보목수 나를 포함한)는 건축현장에서 같이 일해보기로 의기투합도 하다.

10월 원주 현장이 예정대로 마련된다면 거기 합류가 가능하겠다는.

집짓는 일에 대한 책을 하나 계획하고도 있어 좋은 현장이 될.

 

한가위 연휴 끝, 다시 집짓기 덧붙이 공사가 이어진다.

예정은 한가위 이전 끝을 내는 것이었으나

현장이란 자주 변수가 생긴다.

너무 단단하게 마른 기둥재를 치목하느라 퍽 여러 날이 필요했더니,

전체 틀을 들어올리게 될 듯하다.

하루면 된다지만 그 나무가 얼마나 단단한지 알았는 걸.

각 구멍을 따는 데 이틀은 들 테다.

전통한옥 창은 외주를 주게 되니 한가위 지나야 가능하겠다는 답이 있었다.

하여 전체적으로 한가위 뒤로 밀린.

백신 2차 접종일도 밀렸네. 하여 9월 마지막주 해날에 출발하리라던 설악산행도 밀린.

합류하겠다는 이들이 여럿 있었다. 어여 일정을 다시 알려야겠네.

 

낼 이른 아침은 아침뜨락을 목수샘들과 같이 걷기로 하다.

첫걸음한 호수샘도 물꼬가 궁금해지셨다지.

내가 이른 아침이면 들어가 녹초가 돼 나오는,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무엇이 있는지 보자는 호수샘.

그렇게 자유학는 전도를 해서 교세를 확장하였더라나, 하하.

그저 현장에서 일에만 쓰이는 이로 와 있지 않고

이곳을 알고 생각을 나누고 나아가 물꼬 식구가 되는 사람들이 있다.

고마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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