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건지기; 아침뜨락을 점주샘과 걷다.

그간 물꼬 삶의 보고쯤 되려나.

상담이나 학교 교육일정이 아니면 많은 시간은 여기서 보내는.

뭔가를 심고 풀을 뽑고 가꾸는.

아침저녁 수행으로 공간의 기운을 다지기도.

누가 들어서도 바로 수행장이 되도록.

 

집 덧붙이 공사는 전기작업 중이었다.

애자를 감아 전선을 밖으로 배치는 했으나 수정을.

남은 며칠은 민수샘한테 몇 글자 작업기록을 주십사 했다.

오늘은 이렇게 문자가 왔다; 전등 배선, 전선 몰딩, 사이집 지붕 후레싱 마감, 현관 센서등 달기.

사이집 툇마루의 동쪽과 서쪽 마주보는 창문은 외부에 맡기기로.

전통문살 여닫이 형식으로 주문 들어갔네.

목수샘들이 붙잡고 하면 모양도 제대로 안 나오는데 시간만 든다고.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낫겠다 한.

한 열흘이면 가능하겠다는 공방의 대답이 있었다.

남쪽 면 폴딩도어를 위해서는 오늘 현장답사를 들어왔다.

자신들의 제품에 대한 긍지가 대단해서 안할 도어도 달겠더라. 보기 좋았다.

108일 쇠날 오전 달기로. 설악산에서 돌아오는 다음날이다.

어제 재갔던 유리창 견적도 들어왔고,

서로 편한 날을 받아보니 1014일 나무날 오전에 작업키로.

목수샘들은 한 이틀 현장 작업이 끝나고 돌아갔다가

외부 주문 들어간 모든 작업들이 조합되는 때 하루 이틀 더 와서 일을 하기로.

 

현장은, 흙날까지 아직 이틀 작업을 더 한다 했고,

밥은 미리 준비해둔 것들로 챙기기로, 그리고 하루는 면소재지에 나가 고기를 굽기로.

그들도 학교도 뒤에 있는 일정이 깨지지 않으려면 더는 미룰 수 없는.

이미 한 차례 밀렸던.

예정대로라면 그들이 떠나고 난 뒤 여기저기 현장 정리를 좀 하고

설악산일정을 926일부터 수행키로 했던.

그래서 공사를 그 전에 끝내자고 했고,

그 공사도 한가위 전에 하자 했지만 밀려 추석을 지나 이어져 오늘에 이른.

공기라는 게 대체로 그렇더라.

 

비로소 낮 5시에야 양양 오색행 출발.

설악산행 여드레 일정이다. 지난 6월 열하루 일정에 이어 두 번째.

한 해 동안 댓차례 드나들며 머문 뒤 책으로 엮일 텐데

형식이나 방향은 아직 모르겠는.

그저 설악산에 가기만 해도 좋다.

책이야 돼봐야 알겠고. 아직 계약한 책과 기획서만도 두 개가 밀려있는.

 

운전은 점주샘이 맡았다.

허리가 불편해서 많이 힘들었을 것.

가는 걸음에 식자재마트에서 먹을거리를 얼마쯤 샀다.

거의 해먹을. 산에 들 때도 도시락을 싸서 갈.

휴게소에 들렀는데, 멧골 살며 실감을 잘 못하던 코로나19 상황을 직시하다.

텅 빈 휴게소. 식당도 불이 꺼지고 도시락 안내문이 붙어있더라.

편의점만 환한.

아무도 없는 화장실이 기괴한 느낌까지.

마침 장을 봤던 즉석국수가 생각나 먹지 하는데,

, 젓가락이 없네. 궁리하는데, 허허, 수저소독기 곁에 벽 쪽으로

개봉하지 않는 나무젓가락 두 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더라는.

순조로운(날씨야 하늘의 몫이고) 일정 같아 마음 좋았네.

자정 가까이 돼서 지난 번 묵었던 민박집에 들었다.

이번 일정 절반은 남설악에서, 나머지 절반은 예서.

그런데, 거참, 묵은지는 챙겼으면서 어제 담근 김치는, 그것도 두 가지나 담아

왜 그냥 두고 왔지?

 

집 덧붙이공사가 아직 끝이 나지 않아 갈 수 있으려나 싶더니 왔다.

여기는 설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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