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아침뜨락에 들어 제습이 산책을 시킨다.
학교에 있는 가습이는 늦은 오후에 산책을 한다.
학교아저씨는 달골에서 창고동 뒤란 축대 위 풀을 검었다.
오늘은 종일 감나무밭에 들다.
KTX 지나는 철길 아래.
보상금을 주며 이주를 권했으나 마을에 끝끝내 남은 이들이
한 시간에 몇 차례나 지나는 고속기차 소리를 들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쌩쌩 지나는 기차에 우리는 말을 멈췄다 이어가고는 했다.
남자 어른 넷이 감을 따 내리면
아래서 여자 둘 꼭지를 잘랐다.
곶감을 목적으로 심어진 감나무는 나지막했다.
물꼬의 오래된 감나무같이 높은 가지가 아닌.
그래도 떨어진 감들이 상할 수 있겠기에
아래는 두툼한 깔개가 놓이고.
꼭지를 딴 감은 깨진 것과 더러 풋것, 잔 것과 굵은 것, 물러진 것들을 선별하며
노란 컨테이너를 채웠다.
들밥은 또 얼마나 맛났겠는가.
요새는 들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주인이 밥을 내는 일이 드물다.
식당에다 미리 밥을 맞추는.
물꼬만큼 열심히 밥을 내는 곳이 흔치 않다는 말이 실감난다.
하늘은 높고, 볕 좋은 가을 끝물이었다.
날이 좋아 살기 좋은 때!
“소풍 온 거 같아요!”
“남학생 여학생?”
소리 한 자리가 절로 나왔다. 심청가 한 대목을 불렀네.
내일도 함께 일할 사람들이다.
“노래 연습하고 와야겠네요.”
어르신 한 분은 내일 당신의 노래를 준비해오겠다셨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