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28.쇠날. 맑음

조회 수 370 추천 수 0 2022.11.23 02:55:13


이른 아침 아침뜨락에 들어 제습이 산책을 시킨다.

학교에 있는 가습이는 늦은 오후에 산책을 한다.

학교아저씨는 달골에서 창고동 뒤란 축대 위 풀을 검었다.

 

오늘은 종일 감나무밭에 들다.

KTX 지나는 철길 아래.

보상금을 주며 이주를 권했으나 마을에 끝끝내 남은 이들이

한 시간에 몇 차례나 지나는 고속기차 소리를 들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쌩쌩 지나는 기차에 우리는 말을 멈췄다 이어가고는 했다.

남자 어른 넷이 감을 따 내리면

아래서 여자 둘 꼭지를 잘랐다.

곶감을 목적으로 심어진 감나무는 나지막했다.

물꼬의 오래된 감나무같이 높은 가지가 아닌.

그래도 떨어진 감들이 상할 수 있겠기에

아래는 두툼한 깔개가 놓이고.

꼭지를 딴 감은 깨진 것과 더러 풋것, 잔 것과 굵은 것, 물러진 것들을 선별하며

노란 컨테이너를 채웠다.

들밥은 또 얼마나 맛났겠는가.

요새는 들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주인이 밥을 내는 일이 드물다.

식당에다 미리 밥을 맞추는.

물꼬만큼 열심히 밥을 내는 곳이 흔치 않다는 말이 실감난다.

하늘은 높고, 볕 좋은 가을 끝물이었다.

날이 좋아 살기 좋은 때!

소풍 온 거 같아요!”

남학생 여학생?”

소리 한 자리가 절로 나왔다. 심청가 한 대목을 불렀네.

내일도 함께 일할 사람들이다.

노래 연습하고 와야겠네요.”

어르신 한 분은 내일 당신의 노래를 준비해오겠다셨더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166 2022. 3.21.달날. 맑다 흐려지는 오후 / 2022학년도 여는 날 ‘첫걸음 예(禮)’ 옥영경 2022-04-20 370
6165 2022. 6.15.물날. 비 옥영경 2022-07-09 370
6164 2022.10. 4.불날. 오전 비, 오후 흐림 옥영경 2022-10-19 370
6163 2022.10. 5.물날. 비 흩뿌린 오전, 갠 오후 옥영경 2022-10-19 370
6162 2021. 3.26.쇠날. 맑음 옥영경 2021-04-27 371
6161 2021. 4.15.나무날. 맑음 / 이레 단식수행 나흘째 옥영경 2021-05-13 371
6160 4월 빈들 닫는날, 2021. 4.25.해날. 맑음 옥영경 2021-05-14 371
6159 2021. 5.24.달날. 아주 가끔 구름 옥영경 2021-06-22 371
6158 2021. 7. 6.불날. 비 옥영경 2021-08-03 371
6157 2021. 9.19~20.해~달날. 맑음 옥영경 2021-11-18 371
6156 2021. 9.25.흙날. 예보 없던 가랑비 옥영경 2021-11-24 371
6155 2021.11.14.해날. 가끔 생각난 듯 지나는 구름 / 지금은 엉터리가 아닌가? 옥영경 2021-12-22 371
6154 2021.12.12. 해날. 맑음 / 아이들은 늘 있다! 옥영경 2022-01-06 371
6153 2022. 6. 6.달날. 비 오락가락 옥영경 2022-07-06 371
» 2022.10.28.쇠날. 맑음 옥영경 2022-11-23 370
6151 2023. 4.12.물날. 황사 덮힌 천지 옥영경 2023-05-11 371
6150 2023. 5.15.달날. 맑음 옥영경 2023-07-04 371
6149 2021. 4.21.물날. 맑음 / 이레단식 회복식 사흘째 옥영경 2021-05-14 372
6148 2021. 6.18.쇠날. 흐리다 비 한 방울 옥영경 2021-07-10 372
6147 2021. 6.20.해날. 맑음 옥영경 2021-07-12 37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