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11.해날. 맑음

조회 수 333 추천 수 0 2023.01.06 01:49:32


어떤 책이 말했다.

문학이 멀고 심오하고 거창하고 쉬 다가갈 수 없는 그 무엇이라 느끼는 이들에게

그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고.

그러나 문학은 문학하는 자들의 것이기 쉽다.

때로 얼마나 저들끼리 잘났고,

얼마나 저들끼리 칭찬이 자자한지.

문학은 우리를 위로하고 전진하게 하고 구원하지만

정작 문학하는 것들은 그렇지 않고는 했다.

그때 한 문화부 기자의 말이 생각났다.

매주 소개할 신간을 정하고 서평을 쓰는데,

송고한 뒤 다른 신문들의 서평란부터 확인하게 된다고.

그러면 대개 비슷비슷한 책이 올라있단다.

내가 그르지 않았네,

좋은 책을 놓치지 않았구나,

적어도 수준 미달을 소개하지는 않았구나 하고 안도하게 된다고.

선택 받은 책들은 좋은 책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것만이 이유일까?

사실 우리는 얼마나 다양한 취향을 가졌는가.

그때 그 기자는

고른 책들이 비슷한 건 아마도 기자들이 가진 환경이 비슷하기 때문 아닐까 싶다 진단했다.

자신이 통과한 환경, 그리고 지금의 환경들이 비슷해서 비슷한 결론에 이르렀다는.

그걸 넘기 쉽지 않을 거라고.

자신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세계 밖을 바라보고자 애쓰겠다 말했다.

 

그래서, 지금 하려는 말은?

문학하는 것들의 문학 말고

문학이 주는 그 문학을 해보겠다는 말? 그런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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