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질을 하는 밤.
겨울 저녁이면 빠질 수 없는.
더러 가마솥방 난롯가에서 다른 이들이 설거지를 하는 동안 하기도.
지난겨울 코바늘로 창문 레이스 하나를 만들다 봄이 오며 접어두었더랬다.
다시 겨울, 한 이틀 하면 2m 길이를 완성해 걸겠다.
아침, 조금 서둘러 수행하고, 제습이는 밥만 주고 산책은 빼고,
바삐 눈 덮인 산길을 내려갔다.
08시 마을 회관.
10시에 마을 대동회가 있어 음식 준비.
형님들이 다 나서서 하니 별 보탤 것도 없는.
상 펴고 음식 나르는 정도.
설거지조차 손 빠른 형님들이 다 한.
어제 마을에 긴급한 통문이 돌았다.
경로당 어르신들이 코로나 감염.
대동회를 하네 못하네, 미루네 마네 말들 많다가
못 올 사람 못 오더라도 진행키로.
근데 이 아침 자신은 이제 다 나았다며 참석하겠다는 서넛 어른.
이장님과 경로당으로 건너가 말렸더랬네.
이태 전 마을 장정 하나가 산판일을 하러갔다 다쳤다.
식물인간에 가까웠다 했는데
휠체어에 의지하기는 하나 이제 일어선다고 했다.
그간 인사를 가려고 서너 차례 나섰으나
사람을 맞을 수가 없다 거절해왔던.
내내 마음을 쓰다가 몇 어른들한테 그이한테 인사 한 번 했으면 좋겠다 말을 넣었는데,
오늘 마을 명의로 부조를 하기로 결정.
고마웠다.
다들 있었던 마음이었겠으나 누군가 나서서 제안을 하고 동의를 받고 그리하고,
그게 마을에서 같이 또 사는 일 아니겠는지.
회관 밥을 먹은 뒤 부녀회 임시모임.
봄이 오면 늘 얘기하던 강좌를 해보기로.
제안은 컴퓨터며 풍물이며 몇 가지 있어왔으나
요가 류의 운동을 하자는데 대체로 동의.
그러기로 한다.
기간이 있으면 좋을 테지.
3개월 단위로 주에 한 차례.
오늘은 15분여 맛보기 몸풀기가 있었더라.
마을 일에만 내놓은 하루라
학교의 제습이도 다저녁에 한참을 여유로이 산책하였네.
올해 내기로 한 책이 오늘 인쇄에 들어갔다.
아침에 마지막까지 원고를 확인하는 문자가 두어 차례 더 들어왔더랬다.
다음 주초면 나오겠다고.
책에 펴낸 날 표기는 12월 30일로.
왜냐면 서점에 신년에 깔기 위해서라지.
정말 해를 꽉꽉 채워 나오는 올해의 책이라.
이리하여 해마다 한 권씩 책을 낸다는 약속을 지켜내겠는 네 해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