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야, 안녕?
소정 샘이야. 오랜만이야.
하다는 언제나처럼 신나고 명랑하게 잘 지내고 있겠지?
고 발그레, 웃는 얼굴 보고프다!
오늘은 하다에게 고맙다는 인사 하고 싶어서 몇 자 적어봐.
하다야, 샘은 미국에 온 이후로 날마다 참 많은 걸 배우고 또 깨닫고 있어.
물론, 그 배움이란게 대부분은 학위공부와는 거리가 먼,
(미국에 오기 전엔 미처 예상치도 못 했던) 그냥 날 것 그대로의 삶에 관한 것들이야.
비교적 최근에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쉼"의 중요성에 관한 건데
놀랍게도, 부끄럽게도, 그리고 무엇보다 속상하게도
샘은 제대로 쉴 줄을 모르는 거 있지.
몸과 마음을 칭칭 감고있는 긴장의 끈을 놓고 그냥 존재하는 거,
머리로는 알겠는데 그게 잘 안 돼.
그러던 중 문득 한 장면이 떠올랐어.
빈들 모임에서 였던가?
모인 이들이 명상을 마치고 둘러앉아 나눔의 시간을 가졌을 때였는데,
샘 차례가 되자 샘은 명상을 하는 중에 스치고 지나간 거창한 생각들을 늘어놓았더랬어.
참으로 교훈적인 이야기들이었던 걸로 기억해.
그런데 하다 네가 이렇게 지적했었어.
명상은 그냥 호흡에 집중하는 거라고.
아, 그 이야기가 이 이야기였구나!
이제야 알 것 같아.
하다야, 그 때 네 생각 나누어 줘서 고마워.
가르침을 준 너에게 고맙고, 그걸 기억해 낸 나에게 고맙고
고마움이 반짝이는 날이야. 힛!
하다의 하루도 햇살 가득 아름답길 바라며,
소정 샘이
유사제자 소정샘아,
먼 곳에 있는데, 마음 담긴 글 한 줄 보내지 못하고 사네.
2월 빈들모임을 끝내고 바로 남해 어느 암자를 들렀다 막 대해리로 돌아온 걸음이라오.
발렌타인데이에 보내준 음반과 초컬릿,그리고 카드 잘 받았네.
퍽 좋아하는 가수인데,
음반이 생겨 기뻤다오.
좋더라.
7월 말이면 귀국한다 하니, 금세겠네.
난 3월 한 달 중앙아시아에 머물 계획이라오.
거친 여행일 것이므로 짐을 어찌 싸나,
그리고 그 사이 빌 자리를 위해 이곳 식구들 먹을거리들이며 일이며,
이번 해 상반기는 주에 한 차례 칼럼(이랄 것까지는 아니고 소소한 이야기)을 쓰고 있어
원고도 미리 댓 편 송고하고 가야 하고,
마음이 바쁠세.
아무쪼록 건강하고, 볼 날 같이 기다려요.
소정샘,
감사합니다!
지금 막 2월 빈들모임 끝냈어요!
소정샘 너무 보고파요~~
미국은 괜찮으세요?
별일 없으시죠?
단바람 부는 봄이네요.
그곳은 어떠한 계절일지.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