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샘, 안녕하셨어요?
저 소정이에요.
이제 몇 시간이면 닿을 거리에 사는데 무슨 구실이 그리 많은지
사는 자리에서 옴짝달싹 못한 채 그리워만 하고있네요.
그제는 꿈을 꾸었어요..
옥샘과 함께 산책하는 꿈이었는데요.
샘의 그 환한 얼굴 대하며 꿈 속이었지만 마음이 들뜨고 참 행복했어요.
그런데 꿈 속에서 그렇게 걷다가 헐벗은 한무리의 아이들을 만났어요.
샘과 저를 향해 이유도 없이 돌을 던지는 아이들이요 .
저는 순간 엄청난 공포감으로 몸을 움츠렸던 것 같아요.
그런데 고개를 돌려 샘을 바라보니
"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나기를…"이라고 읊조리시면서
아이들을 향해 행복을 기원해주고 계셨어요.
그 순간, 제 눈에서 주체하지 못할 눈물이 쏟아졌어요.
그렇게 꿈에서 깨어서도 먹먹해진 가슴을 잡고 한참을 울었어요.
막상 울 때는 이유도 모르고 울었는데
돌이켜 생각하니 마치 이 꿈이
제 안위만 살피는 지금의 제 삶을 향한 따끔한 충고 같아서
세상의 아이들을 품으시는 옥샘의 삶 앞에 제 삶이 부끄러워서 그랬던 것 같아요.
며칠째 꿈을 곱씹으며 가만가만 생각에 잠겨있어요.
굼뜬 저를 위해 이렇게 원격 가르침을 주시니 감사해요. : )
많이 보고싶어요!
그러게, 소정샘, 6월 시 잔치에서 보려나 했더니...
전엔 물 건너 먼 나라 가 있어 그러려니 했건만
이리 가까운 곳에서도 쉽지 않은 걸음이네.
메일 받고도 소식 한 줄이 어려웠어요.
아이도 훌쩍 컸겠네. 뱃속 아이도 여러 달이지요?
할 말이 쌓이고 흩어지고, 그리움이 짙었다가 흩날리고,
그리 반복하며 시간이 흐릅니다.
마음이 멀지 않으니 머잖은 날 어제처럼 보리라 한다지요.
건강 살피시고,
언제고 다녀가시구려.
청안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