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 3일, into the depth

조회 수 1526 추천 수 0 2015.12.05 02:02:33
가을의 끝 즈음 엉겁결에 휴가를 얻었고 물꼬에 가고 싶었습니다. 11월 말, 12월 초라 추위를 걱정했는데 대해리의 날씨는 무척이나 맑았습니다.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돌탑 허물기에는 전연 기여하지 못했고, 일을 마치신 만휘샘, 장순샘과 짧은 저녁 식사를 나누었습니다. 갑작스런 방문이었던만큼 특별한 행사 대신 평범한 물꼬의 일상에 저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이웃들을 만나고 옥샘의 하루를 함께 했습니다. 준비해 간 두 권의 책은 미처 다 못 읽었지만 별똥별 지나간 하늘 아래 밤 산책은 무척 마음 깊이 남았습니다. 손으로 직접 했던 사과 잼과 모과청 만들기, 김장 담그기 등의 일도 즐거웠습니다.

도시에서 사는 저에게 여기는 생의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곳입니다. 오랜만에 방문한 물꼬는 언제나처럼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처음 해봤던 팔단금 아침 수행이나 가마솥 방에 걸린 액자 등 무언가 항상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대안의 대안으로서, 물꼬는 계속 자리하고 있고 그 형태는 변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에게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더 친근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모습이든 응원을 멈추지는 않을 겁니다 :-)

3일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오히려 모든 것에 깊이 다가가는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p.s.
'인투 더 와일드' 한국어판 책은 절판되었고, 중고가가 97,000원을 기록하고 있네요!

옥영경

2015.12.05 16:51:33
*.62.190.86

와, 절판에 그 가격이라...

내게 영문판 있음, 얇아서 읽어볼 만. 다행히 내가 볼 정도라면 그대는 아주 수월하게 읽을.

물꼬 소개 영상을 위해 가져간 것들 받을 때 그거라도 빌려줌세.


밤길이 좋았네. 여기 살아도 그럴 일 드물거든. 일상은 늘 일과 일이 이어달리기라.

정말, 겨울 하늘의 별똥별을 그대와 보았다니!

이웃의 김장, 외연을 넓힌?, 같이 손보태서도 좋았으이.

두 사람이나 되는 생일에 우리가 자리한 것도 뜻밖의 재미였네.


같이 꿈꾸는 시간이 벅찼다, 오늘에 있으면서 내일을 나눌 수 있어.

스무 살이었던 청년이 서른을 바라보네.

잘 커서 고맙다는 아이들의 날처럼, 아름다운 성장을 보는 시간이 나이든 이의 행복. 으윽, 늙었군, 하하.


보게 될 날이 길지 않길.

건강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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