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씨는 5년 전에 독자 앞에서 한 약속을 왜 버렸을까

동인문학상 심사대상을 거부한다 [한겨레신문] 2000년 07월 20일 12면 [특별기고(사설칼럼)]는 소설가 황석영씨가 직접 쓴 글이다. 비판적인 글의 내용 중에는

"자본주의 시장을 향하여 '전업작가'로 먹고 사는 나로서는 책을 내놓고 다른 상품들처럼 광고와 소개는 하여도 그 지면에 글은 쓰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워 두고 있었다. 요즈음에 생각이 정리된 뒤에는 어떠한 빌미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쪽으로 생각이 굳어지고 말았다."

이렇게 단호하게 독자들 앞에서 '약속'을 해놓고 5년이 지난 그는 믿을 수 없는 변절을 감행했다. 지난달에 남쪽의 작가들 98명이 방북. 북쪽의 작가들과 합류, 남북작가대회를 하고 5박6일 일정을 마치고 돌아 온지 이틀 후 '특별기고'"문학은 하나다!"(조선일보 27일자)를 발표했다. 그렇다면 자기 입으로 '그 지면에 글을 쓰지 않겠다는 원칙'을 깨뜨린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소설가가 작품 속의 주인공이 거짓말을 하든 무슨 상관이랴. 그러나 독자 앞에 우뚝 선 진실한 작가이기에 자기가 한 말에 책임성을 질 줄 알아야 한다. 아닌 밤중의 홍두깨 내밀 듯 돌출적인 행동으로 독자들을 우롱한다는 것은 마땅히 비판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5년 전과 지금의 상황이 어떻게 뒤바뀌었는가. 천지개벽이라도 했단 말인가. 더구나 황석영씨는 민예총 회장의 직함을 갖고있음으로 무책임하게 단체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한겨레' 독자로서, 이제 황씨는 전국의 독자들을 배신한 거나 다름없다고 본다. 또 나는 민예총 회원으로서 도저히 입을 다물고 있을 수만도 없다.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황씨가 조선일보나 어느 신문에 글을 쓰든지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다만 5년 전에 자기 입으로 한 말에 대해서만 해명해주면 된다. 더 이상 묻고 따질 권한이 내게는 없다. 이 문제재기에 대한 나의 글을 읽은 지방의 한 국립대학교 교수는 다음과 같이 답변의 글을 홈페이지에 남겨주셨던 것이다.

예로부터 말과 행동을 하나로 하라고 가르쳤는데 그 언행일치가 쉽지 않기 때문에 그랬을 것입니다. 지조를 지키는 일 또한 쉽지 않지요. 욕망의 불길을 가라앉히기가 쉽지 않고 유혹의 손길을 벗어나기가 또한 쉽지 않습니다. 기대를 했던 사람이 그 기대를 저버렸을 때의 실망은 크지요. 그러나 세상이 다 그러한 것을 어찌 다 탓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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