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 입학하기, 저도요!

조회 수 1005 추천 수 0 2003.12.08 14:04:00
물꼬 입학하기

충북 영동이 그렇게 아랫지방에 있는 줄 몰랐습니다. 그렇게 높은 줄도 몰랐습니다. 길치인 지라 만능, 울트라 슈퍼맨 승진이네 아빠(^^) 열심히 따라가느라 창밖 풍경을 제대로 감상도 못했습니다. 잠시 차를 세워 이정표를 확인하다 깜짝 놀랐습니다. 작은 계곡, 흐르는 물이 너무 맑고 깨끗한 겁니다. 먼 길은 아니지만 초행길에다 자는 아이들 깨우고 아침 도시락 챙겨 길을 나서니 머릿속이 맑지만은 않았지요. 공기가 다르고 물이 다르고 경치가 다른 곳에 왔구나 했더니 대해리입니다.
물꼬 설명회 하던 날… 저처럼 처음 물꼬에 찾아 든 사람은 아마도 다 그랬을 겁니다. 큰아이 혜린이는 부모 품을 벗어나 벌써 뛰어 노는데… 생각보다 작고, 아직은 손길이 더 필요한 곳도 좀 보이고… 아! 그런데 추울 거라는 일기예보만 믿고 잔뜩 웅크렸던 이방인에게 운동장의 따사로운 햇살은, 참~ 기분이 좋더군요.
기분이 흥분으로 치달은 건 모여든 사람들 속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물꼬의 개교를 설명하신 ‘옥샘’이라는 이상한 분(?) 때문입니다. 흥분이 감동으로 뒤바뀌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더군요. 많은 어른들이 속으로 눈물을 훔쳤을 겁니다. 아이들을 참으로 사랑하는 어른들이라면 물꼬의 가슴 벅찬 꿈을 두 귀로 생생히 듣고도 모른 체 할 수 있었겠습니까? 밖에서 뛰노는 아이들 만큼이나 거기 모이신 어른들도 ‘참 좋은 분들이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저만 빼고요..^^)
… 어찌어찌 다시 도시로 와서 시간이 흘렀습니다. 사실, 저희 가족은 망설일 건 많이 없었지만 가까운 곳에 마음이 통하고 뜻이 같은 이웃이 있어서 같이 고민을 풀어나갔습니다. 삶의 문제니까요. 많은 어른들이 아이들 기숙문제로 고민하셨겠지만, 저희 가족과 승진이네도 결심을 하였답니다.
혜린이를 물꼬에 입학시켜 달라고 바람을 적어 보내면서, 사실 자유학교에 다시 들어가야 하는 것은 저와 같은 미숙한 어른들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도 금새 혜린이가, 물꼬의 여러 샘들께서 저의 스승이 되겠지요. 사람에게 가장 기본은 ‘생산’이라 생각합니다. 살아있는 소중한 존재를 낳는 것, 아이를 낳아 키우는 어머니가 그 중 으뜸이지만, 누구나 채소를, 곡식을 자연스럽게 키우고, 무엇인가 가치있는 것을 늘 만들어 내는 일, 특히 자주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자신의 기본적인 의식주는 스스로 해결하고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이게 사람의 기본이겠지요. 설령 뜻밖의 금화가 생겨도 평생 생산하지 않고 소비만 한다면… 비극이겠지요.
그러기 위해서 몸과 몸속의 뼈, 근육, 핏줄 같은 게 소중하고, 마음 씀씀이도 바르도록 하는 게 중요하고, 정신은 맑아야겠고, 무엇보다 영혼이 충만해야 하겠지요. 특히 끊임없는 소비에의 의존, 의존적 관계(계약)를 이겨낼 수 있는 영혼이 자유로운 사람이 되길, 바라고 바랍니다. 머릿속에 지식을 잘게 쪼개서 저장하는… 무슨 공장에서 로보트 두뇌에

혜린빠

2003.12.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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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없는 글이 긴 법이지요. 난척한 것 같아 죄송스럽네요...^^;; 분위기 살리려다 냉각시키는 영원한 아이스맨 ^^(원교어머니께서는 이해하실 듯) 예쁘게 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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