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아침] 나도 어머니처럼

조회 수 3074 추천 수 0 2019.05.07 14:04:35


나도 어머니처럼



왜 사느냐고 물으시면
죽지 못해 산다
나를 위해 산다
그렇게 말하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누구를 위한 기도냐고 물으시면
자신이 잘되기 위해서
무엇을 바라기 위해서 기도 한다고
그렇게 말하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무엇을 위해 그리 애쓰느냐 물으시면 
내 한 몸 편하고 빛나기 위해서
누가 알아주길 바래 땀 흘린다고
그렇게 말하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어머니는 한번도 삶을 회의하지 않고
남의 탓으로 원망하지 않으며
몸져 아픈 날조차 이마 짚으며
당신의 의무를 소홀히하지 않으셨다

한평생 어머니는 위해서, 위해서만
당신의 노동 당신의 기도 
당신의 젖과 눈물을 온전히
이못난 자식 위해 바쳐주셨다


그아들인 나 역시 위해서, 위해서만

살고 죽겠노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당신의 삶과 정성을 다 바쳐주신 내겐
그 사랑 내 몸에 가두어둘 권리는 없었다

끝내 죽음 앞에 세워져
죽음만은 피해가고 싶던 그 순간에도
나도 어머니처럼 성실하고 치열하게
온몸 바쳐 투쟁할 수밖에 다른 길은 없었다


(박노해, <참된 시작> 가운데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물꼬를 다녀간 박상규님의 10일간의 기록 [5] 박상규 2003-12-23 155048
5684 4월 빈들모임 강! 추! [1] 진주 2021-04-25 3766
5683 잘 도착했습니다 ! [1] 채성 2021-12-29 3746
5682 잘 도착했습니다 [3] 인영 2016-08-14 3729
5681 [펌] 유치원-어린이집, 출발부터 달랐다 물꼬 2018-10-24 3702
5680 잘 지내고 계시죠? [3] 까만콩 2021-02-22 3697
5679 큰뫼 농(農) 얘기 42 감자 심을 날은 다가오고,,,,,, [1] 큰뫼 2005-03-15 3686
5678 <12월 섬모임> "미움받을 용기" 아리 2015-12-10 3681
5677 잘 도착했습니다!!!~~ [3] 장화목 2016-08-14 3679
5676 우빈효빈 도착 [1] 박우빈 2021-08-01 3667
5675 우리 장순이가 방금 새끼를 낳았어요! [1] 류옥하다 2011-10-07 3667
5674 잘 도착했습니다! [2] 진주 2022-06-26 3662
5673 자유학교 물꼬 사랑 카페 류옥하다 2011-10-21 3653
5672 무말랭이 썰기를 마치며,,,,, [3] 큰뫼 2004-12-15 3646
5671 물꼬 첫돌잔치 풍경 - 아이들마당과 국악동호회 청률의 축하공연 image 해달뫼 2005-04-23 3644
5670 메르스 (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예방법 함께걷는강철 2015-06-17 3638
5669 잘 도착했습니다! [1] 수연 2020-08-15 3637
5668 [펌]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을 돕는 방법 물꼬 2021-08-25 3633
5667 무사히 잘 도착했습니다. [1] 임채성 2023-01-15 3621
5666 잘 도착했습니다. [1] 혜지 2021-07-01 3618
5665 잘 도착했습니다^^ [3] 김예지 2016-08-13 361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