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해리 공부방 날적이

조회 수 967 추천 수 0 2003.09.15 20:23:00
4336. 9. 15. 달날

지난 추석 때 불었던 태풍 '매미', 다행히 학교는 큰 피해가 없었습니다. 작년 태풍 '루사'를 생각하며 엄청 긴장했는데 무사히 잘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아랫지방이 큰 피해를 입었더군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 모두, 큰 피해 없으셨길 바랍니다.

긴 연휴 후에 오늘 만난 아이들도 집에 별 피해 없었다 합니다.
아이들 들어오자 마자 옥샘이 동화책을 읽어줬습니다. 간식이 들어가도 따닥따닥 붙어앉아 이야기 듣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간식이 김치김밥이라 들공부가 생각났는지(들공부 갈 땐 항상 김치김밥을 싸 갔거던요.), 아이들 9월달 들공부는 언제 가냐고 묻습니다. 마지막째 주 쇠날에 가는 걸 알면서도 또 물어봅니다.

고학년은 종이냄비에 물을 끓이는 실험을 했는데, 덧붙여 냄비는 왜 모두 금속인지, 마당에 물을 뿌리면 왜 시원한지, 지난 번 캔 찌그러뜨리는 실험을 할 때, 왜 물을 넣었는지, 이야기 범위가 넓어지면서, 굉장히 열심히 토론을 했습니다. 열기가 뜨거웠지요.
같이 실험하고 싶다는 하다는 또 그새 저학년 아이들 그림 공부 하는 데 가서 앉아있습니다.
저학년 아이들은 오늘 움직이는 그림을 만들었네요. 모빌요... 상연이의 다 다른 세 사람의 얼굴 표정이 너무 재밌습니다.

한데모임이 좀 길었습니다. 조용히 안 하면 얘기 안 한다는 하다는 울고불고 하다가 결국 까 먹어서 못했습니다. 하다가 상연이 '움직이는 그림'을 헝크려뜨려, 상연이가, 집에 갈 때 하다 태우고 가지 말자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할 지 얘기하다가 또 한참 길어졌지요. 그러고 몇번이나 방을 뛰쳐나간 하다는 우리가 간다고 일어서는데, 들어와서 말 못했다고 또 울먹입니다. 그래서 일단 기록을 해 놓자 했지요. 그러고 내일 한데모임할 때 같이 얘기하면 되겠다 했지요.
"움직이는 그림 만들어서 재밌었어요. 상연이 형아가 총 가지고 와서 짜증이 났어요. 형아들과 누나들이 가끔 왔으면 좋겠어요. 계절학교 때처럼 같이 잤으면 좋겠어요."
하다의 하루재기입니다.

집에 돌아가는 데, 또 사단이 났습니다. 무연이가 벌에 쏘였습니다. 급히 차를 세우고 봤더니 자기가 벌침은 뺐더군요. '와, 잘했다' 했더니 아파 죽겠다고 하는 상황에서도 자기가 어떻게 뺐는지 말해줍니다. 집에 우유 있냐 했더니 없다네요. 아이들에게 집에 우유 있는 사람 했더니 주리가 있답니다.
"빨리 주리네 집으로 가자!"
하며 급히 다시 운전석으로 올라 탔는데, 뒤에서 아이들이 난립니다.
"빨리 가요!"
"o우웅- 가요!"
"샘, 더 빨리 가요!"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모두 들떠서 빨리 가자고 소리소리 지르는 가운데, 우리 상연이는 그 와중에서도 자기 친구가 벌에 쏘였는데, 꾹 참고 자기가 벌침을 뺐다느니, 그 친구는 울지도 않고 소리도 지르지 않고, 자기 형보다 낫다느니, 그런 얘기를 앞쪽으로 목 빼고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고, 제가 다시 무연이한테 그래도 너가 벌침 빼고 잘 했다고 칭찬하고 있는데, 무연이 옆에 앉아 있던 민근이가 저도 옛날에 쏘였을 때 자기가 침 뺐는데, 왜 자기는 칭찬 안 해 주냐고 역시 앞쪽으로 목 빼고 소리 지르고, 하이고 정말 주리네 집에 갈 때까지 그야말로 아비규환
이었습니다. 애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이런 일들이 떠오르나 봅니다. 물꼬차는 완전히 구급차가 되었습니다.
주리네 집에 도착하니, 애들 전부 내려 주리네 집에 뛰어들어가고, 근데 우유가 없어 대신 꿀을 발라줬더니, 괜찮다 합니다.
다시 해림이네 집에서 호두껍질 모아둔 게 있다해서 가지고 학교로 돌아왔습니다.

애들이 있으니 하루가 참 생기가 넘칩니다.
자, 내일 또 만날게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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