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탁탁!"
이맘때면 이 멧골을 온통 그 소리가 채운다.
대개 백로께 터는 호두인데 올해는 비가 많았던 지라 더디다.
면소재지에는 호두 수매를 시작하고 있었다.
우리 밭에도 호두를 털었다. 수확이 여느 해 같지 않았다.
햇발동 오븐에 바게트를 열심히 굽던 여러 해가 있었다.
아이 어릴 적 그가 빵이 먹고 싶으면 어미에게 반죽을 해주고는 했다.
오븐에 문제가 생기고부터 스콘 정도만 구웠다.
그 사이 아이도 커버렸네.
이번 가을학기는 주에 한 차례 빵을 만들기로 한다. 과자포함이다.
오늘은 호두머핀을 굽다.
호두가 많은 마을이라 그 호두 넣어서.
별생각 없이 과자를 만들고 빵을 굽고는 하였는데,
제과와 제빵이 발효유무의 차이였네.
음, 과자를 만들 때도 반죽을 냉장고에 넣지 않나. 아하, 그건 휴지기라고 하는구나.
반죽기가 있는 곳이어서 버터 설탕 달걀을 크림상태로 쉬 만들어 일도 아니었더라.
그나저나 카스테라를 만들 때도 설탕덩어리 같아 영 그렇더니, 머핀도 박력분과 설탕이 거의 1:1.
그렇다고 덜 넣으면 또 맛이 안 난단 말이지. 뭐 자주 먹는 건 아니니깐.
구웠다면 식히는 것도 그 시간만큼을 해야겠더라. 따뜻한 대로 또 맛이 있지만.
반죽하고 예열 오븐에 굽고 식히고, 그게 다다.
양이 제법 많아 몇 곳에 인사를 넣으며 나누다.
다리를 다쳐 오래 앓고 있는 한 할머니 댁에도 들여주다.
설거지를 돕고, 음식물쓰레기를 챙겨나왔더랬다. 쌓이면 얼마나 일이실 것인가.
오후에는 농기계수리센터에서 보내다.
기술교육까지는 아니고, 예취기를 좀 잘 써보려고.
우리도 그렇지만 사람들도 예취기들을 고치러 얼마나 다니는지.
부품을 갈고 고치는 거 혼자 해보려고. 그리 복잡한 구조도 아니니까.
자꾸 보고 안면을 익히고, 그리고 해보면 되는 날도 올.
면소재지에서 두엇의 사람과 부딪혔다.
"물꼬 교장선생님이세요?"
"물꼬를 아셔요?"
"그럼요. 교장선생님 맞으세요? 엄청 유명하시잖아요!"
응?
20년도 더 전에 물꼬에 드나들던 학부모와 동문이라고 했다.
강원도에 사는 그들이 먼 이곳에 와서 서로 만나 놀라고 신기했더라지.
뭐 유명하다기보다 멀리서도 아이를 보내는 친구를 보며 유명한 곳이니 여기까지 오겠지라고 생각했을 법.
모른다는 건 불편치 않으나 유명하다는 건 불편하다.
직접 우리를 설명하기 전 그들이 만든 그 '유명'이 있어서.
그래서 내 경우에는 굳이 그 '유명'자에게 아는 체하지 않고는 한다.
혹여 상대가 불편할까 봐.
하기야 유명이거나 무명이거나 그게 또 무어겠는가, 유명으로 밥벌이를 해야만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저 우리 삶을 살기로..
'유명'없이도 나날이 얼마나 빛날 생이런가!
올해 내려는 책에 좋은 본보기가 되는 책이 있는데,
그 글의 완성도에 대해 들었더랬다.
한해 내내 적어도 주에 한 차례 블로그에 글을 쓰며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았다고.
한 꼭지를 써놓고 정조차 안가 진퇴양난모양 앉았다가
벗을 귀찮게 하였다. 노안이 먼저 와서 어려움을 겪는 그인데,
글 그런 거 별 안 읽고 싶어하는 그인데...
어거지로 엥기고, 읽어준 그로 글의 고리가 풀렸더라는.
갈수록 다른 이들의 손이 자꾸 필요해지네,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