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지붕 뚫릴까 걱정 무지 했습니다.
먼저 일어난 령이와 성학이가 다른 아이들을 위해
학교에서 우산을 가져왔더라지요.
늦게 류옥하다도 저를 위해 우산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그 비를 뚫고 부산에서 논두렁 신윤철님 다녀가셨습니다.
(상범샘이랑 왜 성씨가 같은 걸까요?)
신발공장하는 친구분이 물꼬 아이들을 위해
바퀴 둘 달린 운동화를 나눠주셨댔거든요.
무화과나무며 묘목도 실어오고
사탕 한 장독에
제가 그토록 노래하는 낚시대 빠뜨린 대신
통발 가득 실어오셨더라지요.
바로 그 비땜에 장구도 몸살났지요.
아, 우리 애들 '궁짜 노래' '채짜 노래'를 보셔야(?)는데...
학교에서 풍물 가르치는 선생치고
목소리 안숴본 이가 없다지요,
그런데 여기서는 안쉽니다.
아이들은 무슨 오케스트라처럼
장엄(?)하게 장구를 치지요.
딱히 가락을 치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아이들은 이제 무엇을 하나
명상으로 이어갈 줄을 알게 된 모양입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