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간간이 선선한 바람이 골짝을 돌아다녔다.

먹구름 한 덩이 옮아가며 그늘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5시 다시 아침뜨락에 들다.

마구 던져 모아두었던 달못 아래 돌 무데기를

엊그제부터 짬짬이 돌담으로 쌓고 있다.

언저리 풀도 뽑아가며 여기저기 던져졌던 돌도 모으고.

그찮아도 두어 시간 일을 하고 일어서려는데

멀리서부터 비가 몰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머리 위로도 곧 쏟아질 참이었다.

서둘러 농기구들을 챙겨 창고에 넣자마자 후두둑거리는 비.

잠시 기숙사에 들었다가 저녁을 지으러 학교로 내려갔다.

 

뜨거운 여름날의 하루흐름은 아침 6시부터 들에 나선다.

09시까지 풀을 매고

집안으로 들어와 씻고 가벼운 요기를 하고

잠시 쉬었다 비로소 아침수행.

(올해는 특히 물꼬 고3 대표주자 둘을 위한 기도가 제목이다.

우빈이와 작은 현진이, 초등 그 아이들이 벌써 자라 12학년이 되었다.)

낮밥까지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않는다.

책을 읽다가 졸다가.

낮밥을 먹고도 서너 시간을 안에서 보낸다.

교무실 일을 챙기거나 역시 졸거나.

내일부터 본격적인 여름 일정 준비를 할 것이니

이 달콤함이래야 오늘까지.

늦은 오후 다시 일을 좀 하고 늦은 저녁을 먹거나,

이른 저녁을 먹은 뒤 바깥일을 하거나.

오전 오후 세 시간씩 하는 노동 양은 동일하나

여름은 가능한 볕을 피해, 겨울은 볕을 따라 움직이는.

 

오늘은 저녁상을 물리고 기락샘과 습이들 산책을 시키다.

아줌마 아저씨가 같이 오면 우리 산책부터 시키는데,

마당에 저녁이 내리는데 왜 가마솥방에서 나오지를 않지...”

갸우뚱거리는 제습이 가습이였다.

밥을 먹는 동안 내다보니 가마솥방을 향해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는 녀석들이었다.

한 마리씩 데리고 돌고개까지 걸었다.

소나기 지나간 저녁이라 열기가 퍽 가라앉아있었다.

 

해날인데도 출판사 편집자가 연락을 해왔더랬네.

내일을 위한 준비라고.

머리말에서 넣고 싶은 사진, 원본을 보내줄 수 있냐고.

모레(불날) 저녁이면 표지까지 진행된 상태의 PDF파일이 올 모양.

저자의 OK사인이 떨어지면 인쇄가 진행될.

 

청계 마감 알리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전국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27일부터 비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또한 3단계로 조정됨에 따라

청소년 계자 역시 최소한의 인원으로 진행합니다.

7 24일 자정까지 등록을 마치신 분까지만 참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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