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꽃밭 둘레 마른 풀들을 검는다.
달골 햇발동 창고동 꽃밭도 할 틈을 엿보는 중.
김치와 고추장 된장 간장들로 돈을 사는 건 아니고
어쩌다 물꼬가 하는 인사가 되는.
오늘은 어르신 두 분께 고추장과 경옥고를 보내다.
면소재지 우체국을 갔다가
수년 만에 한 가게를 들렀는데,
“물꼬 계속하세요?”
이런! 아직은 하는구려.
여전히 꼼작거린다. 여전히 산다. 여전히 한다.
아마도 한참을 더 그리할 듯한 걸.
다들 자신의 일 아니면 잘 모르기 마련.
그나저나 마스크 때문에도 서로 금세 알아보기 힘들었겠지만
얼굴이 변한 듯하다는 인사를 들었다.
성형이 많아서도 그런 게 인사가 된다나.
얼굴이 변했다는 건 인상이 변했다는 말일테고
그것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반영하기도 할.
이왕이면 그 얼굴이 편안해졌다는 인사였기를.
왜냐하면 지금 평온하니까.
2월을 갈무리 지으며 못다 챙긴 메일은 없나, 놓친 문자나 전화는 없나 살피다가
미처 답을 보내지 못한 문자 하나 보다.
계자에 왔던 아이가 두고 간 신발을 씻어 보내준 가정이었다.
‘보내주신 물건 잘 받았’다고, ‘아이가 열어보고 새 거가 왔다’ 했다고.
‘씻어주신 수고로움에 감사드린’다며 ‘작은 마음으로 논두렁 계자로 택배비 정도 넣었’다셨다.
사람들은 물꼬의 작은 수고들을 그리 인사하며 살림들을 보탠다.
보름이 지나서야 감사하다 전한 답문자였네.
대전 유성구 소재 모 부대에서 병장 20대가 한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고.
내무반에서 사라진 걸 보고 부대원들이 찾아나셨다가 발견하였단다.
먼저 드는 생각은 가까운 우리 아들들은 아닌가 하는.
품앗이이자 논두렁인 윤호샘이 대전에서 군복무 중.
아들들아, 부디 무사하여라.
억울한 죽음이 아니길 빈다.
국가의 예우가 그에게 지극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