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7.쇠날. 비

조회 수 412 추천 수 0 2023.08.02 01:28:50


창대비 내리고

그 비 다시 굵어지는데

그 비를 뚫고 달렸다.

우산이야 썼지만 신발이야 진즉에 젖고 치맛단이 젖고 점점이 옷이 무거워져가고

그런데도 신이 나서, 찌는 더위에 계곡에서 치는 물장구마냥

, 신명나게 춤 한판 추듯 달렸다.

 

, 면소재지에서 물꼬로 들어오는 물한계곡길 6km,

두 차례나 새끼 고라니를 만나다.

길가에 어리둥절 섰는, ‘무섭다를 모르는 그런 아이,

그렇게 서서 피하지도 않고.

멈췄다 가만가만 차를 움직이는데,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 있었다.

늦은 봄날 시끄러웠던 고라니 울음 뒤 그렇게 태어난 그들일 테다.

 

요새 가끔 아리랑을 부른다.

오늘도 부를 일이 있었다.

그 담백하고 단순한 노래가 퍽 좋은 요즈음.

내 소리 선생님은 대한민국의 국가는 아리랑이라고 일찍이 강조하셨더랬다.

그래서 공연 자리에서 자주 애국가 1절로 아리랑을 부르고

2절로 상주아리랑을 부르시고는 하셨다.

오늘은 상주 아리랑을 부르는데,

허허, 섧고 설웠어라.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개나리 봇짐을 짊어지고

백두산 고개를 넘어간다...”

 

한 예술단체를 이끄시는 어르신 한 분이

작년에 지원금을 받아 행사를 하셨다.

여러 해 그런 공연을 했고, 그 결산보고서를 쓰는 이가 따로 있었는데,

너무 바쁜 그에게 몇 차례나 해달란 말을 하고는 더 재촉을 못하고 계신 거라.

저도 이런 건 아랫것들 시키지요, 하하

나도 잘 못하는 일이고 안하는 일이고, 그래서 샘들이 돕는 일이다.

하지만 그 답답한 마음을 너무나 알겠기

나도 난감하지만 해보리라 하고 덜컥 보고서를 위한 자료를 챙겨왔다.

주말 일로 책상 한켠에 놓아두다.


현철샘이 마을 한 댁의 일을 맡았다.

우리 달골 바로 아래께 있는 집.

물가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데크가 있었고, 그것을 보수하는 일.

구두목골 작업실이 되어가는 모양새를 보고

어느 날 그 댁 주인장이 올라와서 일을 부탁하신.

내일부터 이틀을 잡는데,

햇발동에서 묵기로.

밤에 들어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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