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 4.흙날. 흐림

조회 수 564 추천 수 0 2023.11.12 23:11:16


長想思(장상사); 내내 생각했습니다.

今何如(금하여); (지금) 어이 지내시는지요?’

 

처음엔 성현의 한시 長相思(장상사)인줄.

이백의 장상사도 있었네.

오래 서로 생각하다, 하염없는 그리움.

그런데 자가 생각 상이라.

날 좋았다.

비 오고 바람 분다더니 하늘이 맞춤하게 가라앉아만 있었다.

차지도 않고.

나주의 작은 사찰에서 음악회가 있었다.

오늘 음악회 주제어가 그러했다; 長想思 今何如

아름다운 글이었다.

‘Si vales bene est, ego valeo.(당신이 편안하다면 다행합니다. 저도 잘 있습니다.)’도 생각했다.

로마인들이 편지 서두에 썼다던 이 문장을

한동안 보내는 글월마다 썼더랬다.

이와이 슌지 러브레터에서 설산을 향해 외치던 여주의 인사도 들리는 듯했다.

おげんきですか. わたしはげんきです.(잘 계신가요, 저는 잘 있어요.)’

 

가객과 소리꾼들이 같이 갔다.

그곳에서 만난 악기를 다루는 이는 일찍이 물꼬에 걸음 했던 이였더라.

어디서고 언제고 만나는 사람의 일이라.

본 공연 뒤 스님들이 무대를 이어갔다.

한 스님의 노래가 인상 깊었다.

잘하셨네. ‘편안하게부르는 노래가 잘 부르는 노래라.

소리꾼이 부른 단가 사철가를 이어 스님을 비롯 여러 남성들이 또한 그것을 불렀다.

가을에 부르기 좋은 소리였네.

“... 사후의 만반진수 불여생전의 일배주만도 못하느니라...”

사후 만반진수가 살아생전 술 한 잔만 못하던가.

한 생이 잠깐이라.

물꼬의 그리운 얼굴들의 안부를 묻는다.

여여하시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5686 2006.8.31.나무날. 맑음 / 새 식구 옥영경 2006-09-14 1249
5685 2006.9.1.쇠날. 맑음 / 2006년도 달골포도를 내다 옥영경 2006-09-14 1337
5684 2006.9.2-3.흙-해날 / 밥알모임 옥영경 2006-09-14 1349
5683 2006.9.3.해날. 맑음 / 가을학기 햇발동 첫 밤 옥영경 2006-09-14 1251
5682 2006학년도 ‘6-7월 공동체살이’ 아이들 움직임 옥영경 2006-09-15 1270
5681 2006.9.4.달날. 가라앉은 맑음 / 가을학기 첫날 옥영경 2006-09-15 1309
5680 2006.9.5.불날. 흐리다 비 옥영경 2006-09-16 1295
5679 2006.9.6.물날. 흐리다 갬 옥영경 2006-09-16 1168
5678 2006. 9. 7.나무날. 맑음 / 가을학기를 여는 산오름 옥영경 2006-09-18 1476
5677 2006. 9. 8.쇠날.흐림 옥영경 2006-09-18 1078
5676 2006. 9. 9-10.흙-해날 / 포도따기잔치 옥영경 2006-09-19 1396
5675 2006. 9.11.달날. 흐림 옥영경 2006-09-19 1091
5674 2006. 9.12.불날. 흐림 옥영경 2006-09-19 1229
5673 2006. 9.13.물날. 비 내리다 갬 옥영경 2006-09-19 1261
5672 2006. 9.14.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6-09-20 1255
5671 2006. 9.15.쇠날. 흐림 옥영경 2006-09-20 1249
5670 2006. 9.16-7.흙-해날. 비 오다가다 옥영경 2006-09-20 1326
5669 2006. 9.18.달날. 비 옥영경 2006-09-21 1148
5668 2006. 9.19.불날. 맑게 개다 옥영경 2006-09-21 1367
5667 2006. 9.20.물날. 맑음 옥영경 2006-09-23 108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