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10.해날. 맑음

조회 수 473 추천 수 0 2024.04.02 23:56:24


돌이 많은 물꼬의 밭들이다.

쉬엄쉬엄 밭의 돌을 줍는다.

삼거리밭도 달골 들깨밭도.

삼거리밭은 들머리 쪽으로 모으고,

들깨밭은 남쪽 가장자리로 돌을 모은다.

그것들이 또 어느 날 돌탑이 될.

 

잘 쉬는 것에 집중하는 이번 주말.

아직 내부 수업도 외부강의도 돌아가지 않고,

무엇보다 봄이 멀어 들일 또한 서둘지 않아도 되니

이참에 푹.

인도에서 달고 온 감기가 이제야 꼬리를 떼는 중.

한 소설가의 장편을 엊그제 읽었고,

오늘은 출간 후의 인터뷰 한 줄을 보았다.

삶을 열심히 살면 넘어설 수 없는 것도 넘어서게 된다.’

제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이들이 세상을 바꾼다.

국가를 위한다는 이름난 이들이 성찰이란 걸 하는 것 같지도 않고,

건강한 일상이 사람을 단단하게 하고 세상도 결국 그리 변화시킨다.

언제는 그렇지 않았냐고?

언제나 그랬고, 그래왔듯 내일도 그럴 것이다.

별 수가 없어서도 그랬고, 그게 또 최선이기도 해서 그랬을.

오늘도 밥을 하고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하고,

아침수행을 거른 대신 간간이 몸을 풀었더라.

 

무심도 하지.

수행하는 사람인데 한국에서 요가강의를 한 번 들어본 적도 없고

요가 책을 본 것이라고는 정통요가 책도 아닌 민족주의적 관점의 요가 책을,

그것도 30년도 더 전에 두어 권 읽은 게 전부인.

계약하고 시간만 흐르는 명상(요가와 뗄 수 없을)책을 올해는 원고를 좀 써야지 하고

얼마 전 도서관에서 참고용으로 들고 온 책들이 있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요가강사이기도 한 한 소설가가 자신의 요가 경험을 쓴 책.

요가를 하며 처음으로 자신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네.

그건 원래부터 자기 안에 존재하는 것이었다고.

뭐가 되지 않아도 된다고, 되려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세계와 맞서 싸우지 않아도 된다고,

존재자체로 충분하다고.

평범한 말도 삶을 관통하면 힘이 있다.

요가란 게 내 안에 있는 걸 발견하고 꺼내는 거라더군.

인도에서 처음으로 명상원(요가원이라고 했지만 명상이 더 중심인)을 갔더랬는데,

그 역시 이런 맥락이었더랬네.

내가 쓰는 명상서도 이런 결이지 않을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45 2월 29일 박문남님 다녀가시다 옥영경 2004-03-04 2164
6544 2008. 2.23. 흙날. 바람 / 魚變成龍(어변성룡) 옥영경 2008-03-08 2162
6543 3월 15일주, 꽃밭 단장 옥영경 2004-03-24 2159
6542 3월 18일, 황간분재 김태섭 사장님 옥영경 2004-03-24 2156
6541 97 계자 둘쨋날, 8월 10일 불날 옥영경 2004-08-12 2155
6540 2월 9-10일 옥영경 2004-02-12 2153
6539 돌탑 오르기 시작하다, 3월 22일 달날부터 옥영경 2004-03-24 2149
6538 128 계자 닫는 날, 2009. 1. 2.쇠날. 맑음.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9-01-08 2148
6537 126 계자 나흗날, 2008. 8. 6.물날. 맑음 옥영경 2008-08-24 2146
6536 3월 30일, 꽃상여 나가던 날 옥영경 2004-04-03 2145
6535 작은누리, 모래실배움터; 3월 10-11일 옥영경 2004-03-14 2145
6534 125 계자 닫는 날, 2008. 8. 1.쇠날. 맑음 옥영경 2008-08-10 2137
6533 6월 2일 나무날 여우비 오락가락 옥영경 2005-06-04 2133
6532 5월 4일, KBS 2TV 현장르포 제3지대 옥영경 2004-05-07 2132
6531 129 계자 이튿날, 2009. 1. 5. 달날. 꾸물럭 옥영경 2009-01-09 2129
6530 97 계자 첫날, 8월 9일 달날 옥영경 2004-08-11 2128
6529 3월 8일 불날 맑음, 굴참나무 숲에서 온다는 아이들 옥영경 2005-03-10 2125
6528 4월 1일 연극 강연 가다 옥영경 2004-04-03 2123
6527 품앗이 여은주샘 옥영경 2004-02-20 2123
6526 마지막 합격자 발표 2월 20일 쇠날 옥영경 2004-02-23 212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