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14.나무날. 맑음

조회 수 508 추천 수 0 2024.04.02 23:59:11


인도를 다녀온 결실 하나가 시작되었다.

결실은 뭐고, 그것이 시작이라는 건 또 뭔가?

인도를 거친 인연들이 이어졌다는 뜻에서 결실이고,

한국에서 모여 일을 벌인다는 점에서 시작이다.

아루나찰라 성산을 중심으로 온 도시가 명상센터인 티루반나말라이에서

네 살 많은 오스트리아 여성을 만났다.

그곳에서 이튿날 만난 그로부터 도시 구석구석을 안내받았고,

만난 두 명상 집단 가운데 하나가 그가 속한 곳이기도 했다.

그 인연이 가지를 뻗어 대전에 있는 한 대학에서 교수로 있는 인도인이 연결되었고,

잦은 문자 뒤 드디어 오늘 만나기로 한.

한국에서 아직 도시를 벗어난 길에는 서툴다는 그인지라

내가 넘어갔다.

같이 명상하고, 그가 준비한 짜파티를 먹고 짜이를 마셨다.

어떻게 명상모임을 엮어나갈까 논의하다.

그때 마침 그의 인도 가족들로부터 전화가 왔다.

영상으로 어머니와 아버지까지 함께 반가이 인사를 나누었다.

마치 오랜 친구들이 된 듯하였다.

한 사람을 알고 그의 가족들까지 연결되면 그런 생각이 들더라.

인도 사람들은 가족 관계가 매우 끈끈하다. 우리의 7,80년대를 보는 느낌.

보기 좋았다.

 

지난해 공유공방 하나를 썼다.

거기서 한복 짓는 것도 익혀 치마저고리도 해 입고,

옷들을 한 보따리 싸가서 고쳐 입었다.

작업환경이 좋고 공업용 미싱도 여러 대 있는 데다

쌓여있는 좋은 조각 감들이 많아 자잘한 생활용품들도 만들었다.

달에 한 이틀은 가서 작업을 했다.

겨울계자를 앞두고 걸음이 어려웠다.

짐만 덩그마니 자리를 차지하기 서너 달,

새 학기가 왔다.

2월에 인도 가기 직전 전화를 넣었고,

오늘 들러 짐을 챙겨왔다.

나오기 전에도 재봉틀 앞에 앉아

잠자리에서 쓸 수면 비니를 하나 만들고 나왔네.

그렇게 한 시절을 또 마무리 지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5 물꼬 홈페이지를 위해 오셨던 분들 옥영경 2004-02-02 1604
64 39 계자 엿새째 1월 31일 옥영경 2004-02-01 2042
63 39 계자 닷새째 1월 30일 옥영경 2004-02-01 2074
62 39 계자 나흘째 1월 29일 옥영경 2004-01-31 2066
61 39 계자 사흘째 1월 28일 옥영경 2004-01-30 1803
60 39 계자 이틀째 1월 27일 불날 옥영경 2004-01-30 2101
59 39 계자 첫날 1월 26일 달날 옥영경 2004-01-29 1842
58 눈비산마을 가다 옥영경 2004-01-29 2423
57 푸른누리 다녀오다 옥영경 2004-01-29 2631
56 새해, 앉은 자리가 아랫목 같으소서 옥영경 2004-01-28 1864
55 38 계자 갈무리날 옥영경 2004-01-28 1724
54 계자 열 나흘째 1월 18일 해날 눈싸라기 옥영경 2004-01-28 1984
53 계자 열 사흘째 1월 17일 흙날 옥영경 2004-01-28 1869
52 계자 열 이틀째 1월 16일 쇠날 옥영경 2004-01-17 2408
51 계자 열 하루째 1월 15일 나무날 옥영경 2004-01-16 2238
50 계자 열쨋날 1월 14일 물날 옥영경 2004-01-16 2358
49 계자 아홉쨋날 1월 13일 불날 옥영경 2004-01-15 1850
48 계자 여덟쨋날 1월 12일 달날 옥영경 2004-01-13 1905
47 계자 일곱쨋날 1월 11일 옥영경 2004-01-12 2232
46 성현미샘 옥영경 2004-01-11 260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