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24.해날. 흐림

조회 수 479 추천 수 0 2024.04.10 02:26:32


오르기 시작하는 산괴불주머니이다.

달골 오르는 길은 그것들이 봄을 이끈다.

 

이른 아침 삼거리밭에 트랙터가 들어가 갈았다.

500평을 괭이로 할 일이야 아니었고,

윗마을 돌고개 해영샘이었다.

내일 오기로 했는데.

시골 어른들이 퍽 그렇다시간 개념에 약하다.

도시에서 들어와 힘든 것 하나도 그것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뭐 사람 나름이겠지만.

아침 9로터리 다 쳤다며 통장 번호를 보내왔다.

애쓰셨습니다그런데 내일 한다셨는데.

일 오시기 전에 오신다 확인을 해주셔야.

저희 삼촌이 물길 좀 파달라셨는데.’

사람(물론 밭주인을 가리킨다있을 때 해야 일이 매듭이 지어지지...

그런데 그 말이 또 마음에 걸리셨던가 트랙터를 다시 끌고 오후에 내려온 그.

그 사이 학교아저씨가 들어가 물고랑을 다 파놓았는디.

다음에 일하실 때는 꼭 우리를 불러 현장을 보고 일하시기를 부탁드렸네.

올 봄에는 삼거리밭에 다 골을 쳐서 비닐을 덮을까 생각해봄.

그거 이길 재간이 없어 말이지.

 

자작 묘목이 스무 개 왔다.

달못 가에 열두어 그루 이미 자라는 자작.

좀 더 군락을 만들어주면 좋으리 하며 묘목이 나오는 때를 기다렸다.

몇 년 자란 자작을 내주었던 준한샘네다 말을 넣을 수도 있겠으나

산에서 그걸 캐서 실어내 여기 오기까지 한 세월이 또 걸릴 거라.

비용도 비용이고.

키우면 되지요.”

현철샘이 그리 말했다그러게무에 급할 게 있겠는가.

이미 자란 거라면 당장 흡족함이 크겠지만그런 날이 결국은 오지 않는가.

딸려온 과수 묘목 셋도 허드렛땅에 심고,

화살나무 1개는아침뜨락 튜울립 동그라미 자리를 그에게 내주었다.

 

식구 셋 나무들을 심는 동안,

나는 돌탑들을 만졌다.

달못 아래 네모 탑 귀퉁이도 다시 손보고,

아가미길 원형탑도 다듬고,

자잘하기도 하고 산중 주먹데기 돌이라 자꾸 흘러내리는 거라.

뭐 그러면 또 쌓거나 멀리 던지면 될.

 

4월에 있을 안팎 상담과 수업을 조율하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5546 2021.12.22.물날. 맑음 옥영경 2022-01-08 480
5545 2022. 5.20.쇠날. 살짝 흐리게 시작해도 맑았던 / 5월 집중수행 1차 옥영경 2022-06-18 480
5544 2023. 4. 1.흙날. 맑음 / 대흥사-다산초당-백련사 옥영경 2023-04-30 480
5543 2024. 1. 2.불날. 흐림 옥영경 2024-01-08 480
» 2024. 3.24.해날. 흐림 옥영경 2024-04-10 479
5541 2019 겨울 청계 여는 날, 2019.12.21.흙날. 반쪽 맑음 옥영경 2020-01-16 481
5540 2019.12.30.달날. 비 옥영경 2020-01-17 481
5539 2020. 1.28.불날. 흐림 옥영경 2020-03-03 481
5538 2021.10. 1.쇠날. 새벽비 / 설악·2 옥영경 2021-12-01 481
5537 2024. 1.27.흙날. 흐림 / 과거를 바꾸는 법 옥영경 2024-02-08 481
5536 2024. 3. 9.흙날. 맑음 / 사과 한 알 1만 원 옥영경 2024-03-28 481
5535 2019.12.16.달날. 맑음 / 오늘 마음은 오늘 수행에 기댔다 옥영경 2020-01-14 482
5534 2019 겨울 청계 닫는 날, 2019.12.22.해날. 갬 옥영경 2020-01-16 482
5533 166 계자 닫는 날, 2020. 8.14.쇠날. 맑음, 바람! 옥영경 2020-08-20 482
5532 2022. 3.27.해날. 맑음 옥영경 2022-04-22 482
5531 2023. 4.11.불날. 바람과 지나는 비와 옥영경 2023-05-09 482
5530 2023. 7.18.불날. 비 옥영경 2023-08-03 482
5529 2023. 8. 2.물날. 구름 무거웠으나 옥영경 2023-08-06 482
5528 2020. 1. 4.흙날. 맑음 / 그대에게 옥영경 2020-01-20 483
5527 2020. 2.28.쇠날. 잠깐 비 지난 옥영경 2020-04-01 48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