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21.해날. 삽살비

조회 수 42 추천 수 0 2024.05.28 09:53:29


봄날 어느 한 시절 물꼬 운동장은 민들레영토다.

열매를 풍선처럼 부풀어 올리고

가닥 가닥 홀씨들이 허공을 채우는 건 장관이다.

비가 닿아 무거워진 씨앗들이 잠시 주춤거리는, 사락사락 보슬비 내리는 한낮이다.

풀매려 했는데,

미루라고 하네.

햇발동에 들어 청소하고

방마다 이불을 묵을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정리한다.

테크들의 화분도 돌본다.

학교에서는 공간 칸칸이 청소를 한다.

아이들 대신 들어와 있는 민들레 홀씨들이 보이기도 하다.

 

삼거리밭 가에서 개두릅과 참두릅이 왔다.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치기도 하고,

그런 걸 또 보는 이가 있고.

본다고 다 부엌으로 들이는 것도 아닌데

그걸 또 꺾어 들여주는 이가 있고.

개두립은 데쳐 무쳐 내고,

참두릅은 데쳐 초고추장과 함께 밥상에 올린다.

 

자신에게 맞는 생활,

스스로가 스스로를 제대로 책임지는 생활을 꾸려갈 힘이 스스로에게 있다,

그것이야말로 자유이자 행복이다.’

맥락은 모르겠고, 어디 기사의 한 구절이 보였다. 곱씹어볼 말이다.

아이들과, 물론 어른들과도,

늘 일상을 공부하고 나누는 것은 물꼬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스스로를 세워 그 힘으로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자신을 잘 돌보는 것이야말로 다른 이들과 나눌 힘.

 

 

4차 산업혁명을 말하지 않으면 이 시대를 묘사키 어려울 지경이다.

4차 산업혁명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로 전통적인 노동자층과는 다른 디지털 노동자들이 생겨나고,

이제 더는 노조 조직도 파업도 잘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들 했다.

왜냐하면 일자리 기도 쉽고 일할 사람도 찾기 쉬우니까.

하지만 노동문제연구소에서 나온 연구에 따르면 상황은 달랐다.

디지털 전환의 속도가 더 빨라질수록 더 많은 노동자들이 각성하고,

그들의 조직화와 저항 역시 세계 곳곳으로 퍼지더라고.

20221월 영국 배달 라이더들의 투쟁이 그 시작,

파업은 반년 넘게 지속되었다.

코로나19에는 그들을 '필수 노동자'라 추켜세워놓고,

그 기간이 지나가자

일회용 소모품 취급하며 기본 배달 단가를 무려 24% 나 삭감한 것에 대한 분노였다.

2월 튀르키예, 3월 미얀마, 4월 포르투갈, 5월 두바이, 6월 네덜란드, 7월 독일, 8월 말레이시아, 9월 프랑스,

10월 이탈리아·태국·홍콩에서도 배달 라이더들의 파업과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한국에서도 라이더유니온과 배달플랫폼노조가

'쿠팡이츠'의 배달료 삭감 이후 20여 차례 교섭했지만 개선되지 않아

같은 해 10월 두 차례 파업.

‘2022, 한국의 라이더유니온은 투쟁을 통해 전속성 조항을 폐지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7월 효력이 발생

배달 라이더와 대리운전기사 50여만 명이 추가로 산재보험 제도 안으로 들어오게 됐다. 이는 플랫폼, 디지털 노동자만이 아니라 

N-잡러를 비롯해 권리를 박탈당한 더 많은 노동자들의 산재보험 포괄로 이어졌다.’

플랫폼노동자의 권리가 보장되는 순간 전통적 노동자들의 권리도 함께 증진되었다는 의미이다.

새롭게 등장했을 뿐, 디지털 노동자 역시 전통적 노동자들과 다르지 않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4차 혁명 시대도 유효한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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