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29.달날. 비

조회 수 118 추천 수 0 2024.05.28 11:07:23


결론부터!

엎어지면 쉬어가자, 용쓰지 말고.

 

어쩌시다가?’

ㅎ 뭐, 늙어서:)‘

오늘 요가·명상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던 이에게 만남을 미루며

깁스를 한 팔 사진을 보냈다.

 

아이구가만히 있어도 아픈 사람인데

정형외과 의사가 감탄사부터 늘어놓았다.

오른쪽 어깨를 심히 앓고 있어 물리치료를 다니고 있던 차였다.

통증이 심하면 어깨에 주사를 놓자고도 했는데

그건 아직 보류하고 싶다 하고.

자가치료도 하고 병원치료도 하면서

또 시간에 기대면서 두어 달 어깨를 돌보아왔다.

근데 오늘 이 모양이 된.

 

비도 내리는데 무에 그리 서둘렀을까?

마침 출근하던 기락샘을 내다보는 걸음에

창고동에 들어 주말의 빈들모임 끝낸 뒷자리를 수습하는 청소를 막 시작했다.

계절마다 갈아주는,

계절색을 드러내며 드리운 천 아래

꼬마 나무 의자 넷 나란히 있는데,

그 하나에 올라 드리운 천을 바로 잡으려 했다.

! 그만 의자가 미끄러졌다.

그 찰나에도

엉덩이로 받쳐 고관절이 문제가 되는 거보다

차라리 손을 짚는 게 나을 거란 생각을 했다.

소리가 터져 나왔고,

정지된 화면으로 넘어졌다가

조심스레 사이집으로 건너왔다.

기락샘한테 전화를 눌렀다가 서둘러 끊었다.

출근하는 사람을 부를 건 아니다 싶어

상황을 보고 혼자 병원을 다녀오려니 했는데

전화가 들어왔다.

그때 통증은 더 깊어지고

손은, 팔은, 어떤 움직임도 할 수가 없었다.

기락샘이 돌아와 운전을 했다.

손목, 팔목 골절.

자리를 벗어난 손목뼈는 맞췄다.

병원이 떠나갈까 봐 이를 악무느라

이가 다 시큰거렸다. 발은 또 얼마나 파닥거렸던지.

깁스를 하고 파김치가 되었더라.

 

오른쪽 어깨가 아픈데 왼쪽 팔까지 이리 되었다.

고마워라. 어떻게라도 쉬어 주어야만 하는 때였다.

끊임없이 몸을 쓰기를 요구하는 물꼬에서 쉽지 않은 일이었다. 강제 휴식!

고마워라. 정환심과 수인샘이 엊그제 빈들에 오면서

밑반찬들을 넉넉히 들여주었다.

얼마쯤은 학교 식구들 밥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고마워라, 4월 빈들을 잘 끝낸 뒤여서.

, 다음 빈들에는 아직 완전치 못해도 깁스는 그즈음 풀 수 있겠어서.

(정리 청소만 하더라도 햇발동과 학교 본관은 어제 오후 끝낸. 누구라도 쓸 수 있게.

창고동은 다음 달 사용하기 직전에만 치워도 되는)

고마워라. 5월 빈들 마치자마자 보름 동안 한국을 비울 일이 있다.

명분은 미얀마 군부독재를 피해 제 나라를 떠난 난민들을 돕는 일.

2시간 강연하러 남도 갔다가 23일 지리산 오르듯:)

, 그 무엇보다 고마워라, 겨울이 아니어.

하여 흔쾌하게 감당할 만하나니!

 

점주샘한테 문자 넣다, 6월 일정 의논할 일도 있어.

나를 궁금해 해주시게:)

두 달 동안 좀 앓고 있음, 사람들한테 연락하는 게 번거로울 만치:(

지금은 또 팔이 이러네

건강합시다려!

오른쪽 어깨 쓰지 않으려니 왼쪽을 쓰게 되고

왼쪽만 쓰니 무리가 오고

균형이 딱 필요했던 거임:)

()

내가 팔이 이래서 또 재미난 걸 알게 됐잖여. 내가 지금 스피커로 문자 쓴다:)‘

이렇게 또 고마워라.

훌륭한 벗은 이리 아픈데도 나를 웃게 만든다.

음성으로 문자, 그 와중에 해맑다. 참~ 할 말을 잃음..’

 

운전도 한동안 어림없겠네.

한두 주는 돌보는 사람이 필요할 수도.

당장 첫 주는 기락샘이 휴가를 내고,

이어 아들이 들어와 한 주를 돌봐주기로 한다.

상담 메일은 당분간 멈추노라 알렸고,

한동안 두문불출하면 좋으련

내일 부녀회 모임이 있네, 어버이날 행사를 위한

 

엎어진 김에 쉬어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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