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9.나무날. 맑음

조회 수 23 추천 수 0 2024.06.22 03:56:04


기숙사 뒤란은, 암반 덩어리여 아주 위험하지는 않을 거라는 전문가들 진단이 있었어도

보기에 늘 불안하다.

깎아지른 절벽 같은 경사지.

우리 힘으로 매우 큰돈을 들여 공사를 하기도 했고

(제대로 마무리를 하지 않고 도망간 업자, 그게 우리 경험이 될 줄이야!),

지자체의 도움을 받아 축대를 쌓기도.

그래도 그 위쪽에서 흙은 계속 흘러내리고 있었다.

언제고 또 한 번 손을 대야 하리라 하고

이제 슬슬 그런 움직임을 만들어 보려.다른 일이라고 다를까만

우리 재정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면 더욱 시간이 걸릴.

마을의 한 젊은(이라고 하지만 농촌 산촌의 젊은 사람이란 쉰쯤은 예사다.

일흔이 막내라고 담배 심부름 하는)이와

저녁에 현장을 보며 머리를 맞대보다.

이장님과도 곧 약속을 잡아야지.

천천히 한 발씩.

 

멀지 않은 곳에 사는 벗이 먹을거리를 들여 주었다.

걸어 오르내리니 달골에서 학교로 덜 가는 날이 잦다.

아무래도 먹는 것도 썩 원활하지 않기도.

병상을 돌봐주러 오기로 했던 식구가 일이 생겨 오자마자 돌아가고

주말에야 대처 식구들이 올 것이다.

상담일정은 멈춘 상태.

이 상황을 짐작한 이가 들린.

마침 잘 되었다, 손이 왔으니 내 손 대신 써야겠네.

세탁기에 돌려놓았던 이불을 널어 달래고,

베갯잇과 베갯속을 빨고,햇발동 쓰레기통들을 비우고,

창고동으로 건너가 의자의 다리 바닥에 미끄럼 방지물을 붙이고,

사이집으로 싱크대 배수구를 빼서 털어내고,

세면대 아래 물이 한 방울씩 떨어지던 부위도 죄고...


무심결에 다리를 긁다가

싸한 느낌 있어 바짓단을 올리니

, 거기 까만 뭔가...

흙 알 하나라도 붙었나 털려는데, 쉬 떨어지지 않았다.

어느새 내 몸과 한 몸이 된.

수상쩍었다. 손톱으로 긁어내 혹시나 하고 화장지에 놓았다.

세상에! 사진을 찍어 확대해보니 진드기라.

젖먹이 아이 엄마 젖 빨 듯 온 힘을 쓰고 있었던 걸 게다.

그게 피를 빨아먹기 시작하면 손톱만 하게도 몸을 키운다던가.

풀의 나라에 사니 그들을 피하기야 어디 쉬우려나.

풀 섶에 들 때 충기피제 잘 뿌리기,


집 들면서 잘 털기.학교아저씨는 고추밭에서 돌멩이를 주워내고 있었고,

 

학기 가운데 있는 일정들은 잡지 않은 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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