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화가루 한창이다.

사이집 툇마루 창문을 열다가

힘을 쓰지 않고도 편안하게   있는 구조에 대해 생각.

이제 구석구석 이런 부분들을 생각해야겠구나.

늙어 가고 있으니까? 정신까지 그런  아니고, 아파보니까.

그래서 아이들이 해보는 장애 체험은 중요하다.

장애인이 처한 상황을 제 경험으로 그나마 이해하는 시간이 되니까.


쌓인 일에 까마득하다.

아직도 자판을 제대로 두들길 수 없고...

풀이 하루가 무서운 철이라.

하면 되지!” 하고, 하면 된다!

하루를 시작하는 직장인들이 모여 으싸 외치는 건

그저 형식이 아니다.

때로 정말 시작이 가능하게 하는 힘이 그런 외침일.

몸을 일으키고, 마음을 일으키고, 그리고 발을 내딛는다.


내 손을 쓸 수 없고 일은 해야 하니,

그게 단순노동이고 보면 다른 이들 손을 빌리는.

햇발동 창고동에 청소기는 현철샘이 돌리고 

걸레질은 기락샘이 한다.

내가 걸레를 들었을 때 닿지 못할 시간을

다른 이들 손이 더해지니 닦는 일도.

창고동 현관문이며도 손가락 가리켜 닦아주십사.

선반 먼지는 한 손으로 어찌어찌.

현철샘과 학교아저씨는 각각 달골과 학교 풀을 깎고.

손목을 다치고 4주를 보내고 있다.

빈들 모인 이들이 깁스한 팔로 차리는 밥상에 혹여 마음 쓰일까 하여

조금 무리하게 깁스를 풀고 보호대로 바꿔 찼다.

 

늦은 저녁 밥상이었다.

내가 해야 할 일까지 식구들에게 넘겨지니 더 늦어진.

오는 이들도 저녁을 먹고 온다 했기에.

밥상 물리기 전 사람들이 닿았다.

그래도 한술 뜨시지?”

물꼬 밥 아닌가. 같이 들기로.

모든 찬을 싹 다 비웠네.


저녁 9시에들 한 차로 들어온다던 빈들구성원들이었다.

같은 학교 교사 다섯에게 이번 빈들을 내주기로 했던.

신청한 아이들은 다른 빈들로 옮기기로 했고.

아무래도 밥바라지가 팔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상황이 있어서도.

그런데 한 사람씩 사정들이 생기고, 결국 두 사람만 들어오게 된.

오랜 품앗이고 논두렁들이니 결국 우리 식구 모임이 되었다.


, 달골 햇발동에서 하는 실타래는 너그러움 ‘자람이 주제였다.

존재를 받아들임에 대해, 우리 자신의 성장에 대해.

홍세화 선생을 떠나보내며 이 사회에 당신이 던졌던 똘레랑스를 곱씹다

너그러움은 오해하지 않음을 포함한다.

우리 모두 예비 범죄가능자, 예비 장애가능자.

남의 일이 남의 일만은 아닌 거다.

말도 맥락이 있듯이 행동도 앞뒤 맥락이 있다.

죄는 온전하게 죄를  따져서 죄를 미워하고 죄를 책임지우기.

자신도 죄에 대해서 책임지고.

사람 결코 변하지 않는다지만, 그러면 교육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사람은 바뀔  있는 가능자.

 존재를 온전하게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응원하고관용은 그런 것을 포함하나니.

그런 이야기들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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