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에 갔다온 아들과의 말다툼

조회 수 1047 추천 수 0 2004.11.01 22:38:00
7살 동휘, 웃음소리가 유난히 큰 장난꾸러기. 엊그제 계자에 참가했던 악동이지요.
영동역에서 헤어질때 선생님께 인사 안 드리겠다고 성질을(?)내서 이 엄마의 마음을 쓰리게 하더니만 집에와서는 내도록 투덜투덜 다시는 물꼬에 안 가겠다네요.
이유인즉 나쁜말을 쓰는 형들이 너무 많고 물꼬에 파리(살아있는 파리, 죽어있는 파리)가 너무 많다나요. 아마 물꼬에서 어떤 모 형과 약간의 다툼이 있었던 모양인데, 재미있었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 첫 외박(?)이 나름대로 힘겹기도 했나봅니다.
다시는 물꼬에 안 가고 싶다고 하다가도 8살이 되서 다시 가겠다고 슬쩍 여운을 남기는걸 보면 자신도 많이 고민이 되는듯. 그래도 어제까지는 눈가에 약간의 눈물까지 보이면서 물꼬에서 있었던 안좋은 기억들만 이 엄마에게 쏟아내기에 급급했던 우리아들( 안좋은 기억이라 함은 형과의 옥신각신, 그리고 한밤중에 칫솔을 잃어버려 엉엉 운 사연 등등). 그래서 더불어 이 엄마도 아들을 꼬시다 꼬시다 우울했었는데...
어제부터 계속 류옥하다라는 친구의 이야기를 많이 하길래, 저도 예전에 물꼬 프로그램에서 얼핏 보았던 류옥하다가 기억났지요. 그때 제가 집중해서 안 본 탓인가, 그때는 분명히 여자아이로 알았는데, 우리아들 동휘가 아니라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머리를 양갈래로 묶은친구 아니냐고 했더니, 맞다는군요. 그럼 틀림없이 여자친구일거다라고 우겼는데 우리 아들 왈 "내가 화장실에서 옥하다가 오줌누는걸 봤는데 서서 누던데, 여자는 서서 안 누잖아, 그런데 어떻게 여자야. 남자지. 근데 엄마 뒷모습만 봐서 성기는 안 봤어요."라며 제게 혼날까봐 말꼬리를 슬쩍 내리더이다. 그래, 좋다 다시 프로그램 보고 확인해보자. 엄마는 여자친구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확인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전 직접 자기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라고 이전에는 물꼬 모습을 보여준적이 없거든요. 같이 컴퓨터로 다시보기 하고 류옥하다가 나오는 장면을 뚫어지게 보다보니, 7살 남자아이 류옥하다라는 멘트가 방송에 나오는거예요. 그 순간 우리 동휘 아주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잘난척하며 '거 보세요. 남자라고 했잖아요." 그래서 전 " 엄마는 머리를 양갈래로 예쁘게 묶었고, 또 아주 예쁘게 생겼길래 여자친구인줄 알았지." 변명을 했습니다. 동휘왈 "남자도 머리를 기르면 묶을수도 있고 핀을 꽂을수도 있어요. 그리고 남자라도 예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계자에 갔다온 아들과의 말다툼에서 제가 완전히 졌습니다. 많이 반성되대요. 사람의 선입견이 얼마나 무서운지...
아들에게 한 수 배웠습니다. 그리고는 물꼬 홈페이지에 들어와 샘들이 쓰신 글들을 보고 동휘, 자기 얘기가 나오는 부분에서 거의 방바닥을 뒹굴정도로 자지러지더군요. 또 왜 자기얘기는 이것밖에 없냐고 은근히 샘들을 원망하기도 하는듯...
어제는 겨울계자에 가자는 이야기에 고개만 가로젓던 아이가 오늘 이것저것 보고 또 물꼬에서의 추억을 되새이겨 보면서는 조금씩 조금씩 물꼬에 대한 그리움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것 같아 이 엄마도 무척 행복합니다.
장난도 심하고 불평불만도 많지만 즐거우면 즐거워할 줄 알고 슬프면 슬퍼할 줄 아며 유쾌하게 살고싶어하는 아이 동휘, 동휘가 자기 자신에게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게 도와주고픈 엄마였습니다. 샘들 정말로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설명회때 뵙고 감사인사 드릴수 있게 되기를 희망해봅니다.

잠잠이

2004.11.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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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그러대요. 하다는 남자라면서..그러니까 남자방에서 잤다고. 그리고 하다가 왜 머리를 자르지 않냐면 머리자를 돈이 없기 때문이라고..^^

양언샘

2004.11.02 00:00:00
*.155.246.137

그 인상깊은 스파이더맨 잠옷과 인기맨이라고 담번에 생일에 받은 카드를 가져오겠다던 동휘~ 벌써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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