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8. 바람없는날..//

      " 준영아~~ 낼 알림장 뭐니??? 야외음악당에서 그림???
      음료수 싸오는거네??? "

      나뭇잎으로 그림그리는 시간을 야외수업을 하시나봅니다.
      학교 근처 야외음악당 에 가나본데 ...
      준영인 과자도 싸달라고 하고 난리입니다.

      "아니야~ 소풍도 아닌데.. 무슨 과자야! 알림장에 음료수만 써있으니깐
      음료수만 가져가자~ 그리고 이건 선생님 음료수 니깐 꼭 드려라~ "
      작은 가방에 음료와 종합장 낙엽담을 봉투를 챙겨 보냈습니다.

      오늘 낮 12시 조금 못될을까...
      준영아빠가 화가 잔뜩난 목소리로 전활 했습니다.
      준영이가 집에 와있다는 얘기를....

      이녀석이 또 무슨일이지... 싶어 집에 전활했습니다.
      그러나 처음 집에 왔을때처럼 당황스럽진 않았습니다.
      이녀석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거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준영아~ 너 왜 집에 왔어??? "
      "응... 과자 가지러 왔어.. 친구들은 다... 과자 먹는데... 왜 나는 음료수만 싸준거야!!"
      그래서 집에 과자 가지러 왔다가 야외음악당에 다시 갔는데..선생님이 없어서 다시 집에 왔쏘..."

      큰일입니다...
      이녀석은 나름대로 이유가 합당?하게 있었지만 선생님께선 지금쯤 난리가 났을겁니다.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목소리가 한톤 높아지신 선생님께선 전활 받으시자마자 설명을 하십니다.
      그사이 학교며... 야외음악당이며 이리저리 준영일 찾아 다니신 모양입니다.
      집에 전활해보니 준영이가 받아 빨리 학교로 오라고 재촉하셨답니다.
      거듭 사죄말씀드리고 걱정하신 마음 가라앉으시게 말씀드리는 내 마음은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죄송한 마음.. 준영이에 대한 원망스런 마음... 복합적인 복잡한 마음에서 무슨말을
      또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집으로 와버린 것은 아닌데..
      이녀석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 그런것인데.... 이걸 다... 어떻게 설명할 것이며
      이걸 다.. 어떻게 이해해 달라고 해야 하나..... 이런저런 생각이 앞섭니다.

      정신이 하나도 없는 와중에 준영아빠가 외투도 걸치지 못한채 집으로 와서
      녀석을 챙기고 학교에 데려가 선생님께 심려를 끼쳐 죄송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직장에서 꼼짝도 못하고 발만 동동구르는 사이 녀석은 녀석대로 아빠는 아빠대로..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서로들 동동 거렸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메어 왔습니다.

      이러고 있으면 안되는 거잔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눈물만 또 펑펑 쏟아 냈습니다.
      이 녀석이 열쇠를 가지고 다니면서 스스로 잘... 잠그고 잘 열고 학원도 간다 했더니
      이젠 친구들이 놀린다 .. 약올린다.. 힘들면 집으로 와버리고, 개념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어떤것이 좋아지면 이것은 버려야 하고 이것을 챙기자니 저것이 걸리고...
      한없이 숙제가 많습니다.
      무엇부터 챙겨야 할지.. 오늘은 더 무겁습니다.

      속상함으로 눈물을 쏟아내며 통화한 제가 마음에 걸렸는지
      준영아빠가 미안타고 전활했습니다.
      서로 어떤마음인지..알기때문에... 이젠 말 안해도 많은 시간들을 녀석에 대한 애닮음으로
      같이 왔기때문에 잘 압니다.

      퇴근후 아이를 봤을때.. 전 나무라질 못했습니다.
      "선생님이... 너는 과자 안 가져왔니???" 그랬어... 그래서 집에 과자 있는게 생각이 나서
      가지러 온거야~~ " 그럽니다.
      (선생님께서 왜 그렇게 말씀하셨을까.. 녀석이 과자를 안가져왔으면.. 먹고싶어 하는거 같으면
      옆에 녀석 구슬려 조금 나눠 먹여 주시지... 괜한 선생님께 원망스런 마음이 듭니다. )

      할말이 없습니다...아이는 이유있는 행동이었습니다. ..
      장소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정해진 시간과 상황에선
      마음대로 못하는 거라고 말로는 느끼질 못하는 녀석한테..뭐라 설명을 해야 할지 답답합니다.
      오늘은..힘들었어도 오늘 있었던 일이 경험이 되어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지겠지...
      믿으며.. 녀석을 타이릅니다.

      머리로 느끼든... 마음으로 느끼든.... 엄마가 할수 있는일을 하고 지나갑니다.

      "준영아... 과자가 먹고싶어도... 학교 수업시간에는 그곳에 있어야 하는거라 집이 아무리
      가까워도 집에는 올수 없는거야...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하는게... 이세상에는 엄청나게
      많이 있거든...
      그걸 참아내기가 힘들겠지만... 넌 할수 있으니까 지금 보다 조금만 더... 열심히 노력하자..."

      녀석은 아무때나 일어나 서고 앉고 수업시간에 돌아다니며 피해를 주는 그런녀석은 아니예요.
      학기가 끝날때.. 학년이 시작될때마다 묻곤 합니다...
      "선생님... 준영이.. 그릇이 작게 태어난 녀석이라네요... 학습이 전부는 아니니까요..
      녀석이 행복하다면 어떤 자리가 되어도 전 받아 들일것입니다... 이곳에서.. 친구들과 잘 지냈
      으면 좋겠어요..."
      "네에... 준영인 다른 아이들한테 피해를 주거나 시끄럽게 하는 아이는 아니예요...되려 관심있는
      것만 하고 반응이 별로 없는게 흠이지요.."

      작게든 크게든 녀석이 살아가면서 행복하다...싶으면 그것으로 되는건데....
      선택적 학습을 하는 녀석에겐 이해가 안가는 이세상에 법칙들을 오늘도 엄마는 늘어놓습니다.
      잔소리 처럼...












성찬이 엄마

2004.11.10 00:00:00
*.155.246.137

안녕하세요...
준영이 몇학년이던가요... 지난 글 흘깃 봐선가 학년을 잘 모르겠네요.
이른 아침 버릇처럼 드나드는 이곳에서 웃기도 하고 느끼기도하고 그랬는데...
오늘은 준영이가 저를 느끼게 하네요.
그래도 잘 해 나가는 모습 참 대견한것 같기도 하고 엄마가 얼마나 많은 손과 마음이 갔던 모습일까 싶습니다.
많은 시행착오 안에 또 다른 길이 보이지 않을 까요.
가다가 길이 아니면 바꿔야 겠지요. 신발도 제 신발이 아니면 바꿔신고...
그러다보면 길이 보이리라 믿습니다.
좋은 날을 위해 늘 건강하세요.

준영엄마

2004.11.14 00:00:00
*.155.246.137

준영이는 한해늦은 초등2학년 이예요,
늦은대로.. 아이는 부딪쳐가며 커가는거라 하는데..
손끝하나하나가 왜그리 가슴저리게 하는지... 엄마 마음탓 인거 같아요.
성찬 어머니의 마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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