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4.17.달날. 맑음
어제 목욕을 나가던 남자아이들과 마을을 나가던 밥알 몇이
고자리에 귀농해있는 한 부부를 방문했답니다.
물꼬도 익히 알고 계시더라지요.
밭에 나가 있던 그 분들은 새참으로 내왔던 것들을 나눠주시며
뒤따르는 귀농인들을 위해 땅을 갈고 자리를 잡게 된 그간의 시간들을
잘 들려주셨다 합니다.
우리의 이웃들이 산과 들 사이사이 이렇게 들꽃처럼 살아들 가고 있습니다.
오전엔 그동안 읽어주던 <클로디아의 비밀>(E.L. 코닉스버그)을
그림과 글로 정리하고,
오후엔 춤추러 가서 물구나무서기도 했습니다.
박계숙샘은 아직 때가 아니라하였건만
낮이고 밤이고 달골에서고 학교에서고 팔로 서보겠다 애써왔거든요.
샘이 할 수 없이 그래 해봐라 그랬더랍니다.
“제가 ‘도움주기’ 할게요.”
아이들이 종일 쓰고 있는 말입니다.
너나없이 나서서 서로를 돕는 거지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한 소년이 실천했던 방식이
아이들 머리 안에서 떠나지 않는 모양입니다.
백 마디 가르침보다 한 사람의 삶이,
영화 한 편이 더 크게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예겠습니다.
지난 쇠날 보았던 영화 한 편은 그렇게 아이들 사이를 파고들고 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