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백두 번째 계자학교를 다녀온 한지혁 엄마입니다. 돌아오는 날 기차역에서 아이를 보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우습던지, 일주일 만에 아이가 저렇게 달라보일 수가 있나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손등은 트고 얼어서 빨갛다 못해 까맣고, 얼굴도 입주변이 까실까실 하얗게 텄으며, 두 뺨도 온통 빨갛게 얼어 있어서 시골아이 다됐다 했습니다. 아이가 온몸 던져 놀았겠다 생각하니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게다가 눈망울은 도록도록한 것이 송아지 눈망울을 해가지고 우리 아들 맞는지 보고 또 보았습니다.
그렇게 얼결에 아이를 만나고 반가워서 아이가 해준 팔찌를 기차에서부터 하고 오니 제 마음이 푸근하게 꽉 차올랐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실을 꺼내들고 식구들이 저마다 팔찌를 만들고 있는데 내게 필요한 물건을 직접 이렇게 만든다는 것이, 그리고 아이가 그렇게 제 필요한 것을 스스로 만들며 살아가는 것을 배워왔다는 정말 소중한 걸 안아왔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차츰 아이가 풀어놓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연통을 만져서 손이 살짝 데인 얘기며, 유리 비슷한 것이 뛰어 놀다 깨졌다는 얘기며, 썰매 탄 이야기를 듣다보니 선생님들 참 애쓰셨구나, 제가 선생님들 고생하신 줄도 모르고 우리 아이 예쁜 것에만 빠져서 인사도 못 드렸구나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디서고 가만히 있질 못하는 아인데 저리 재밌어하니 다 선생님들 덕분입니다.
선생님들, 정말 너무 고맙고 고맙습니다. 늘 물꼬에 사랑과 평화가 있기를 멀리서나마 기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