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곳은 비가 여름 장마비처럼 내립니다.
물꼬에도 비가 오는지요?
길가에 나앉은 사무실 열어놓은 문사이로 차들이 빗길을 내달리며 내는 소리가
시끄럽네요.
물꼬의 비오는 풍경이 그리워서 이렇게 안부를 전합니다.
여름 계자 그 들썩이던 여름의 비오는 풍경과는 또 다른 것이겠죠.
은행나무에서 튤립나무로 후~~울쩍 뛰어넘던 다람쥐를 보던 아이들의 탄성과
표정도 그립습니다.
하기야 공동체아이들 중 얼굴을 본 적은 하다뿐이지만....
옥샘, 삼촌, 희정샘, 상범샘, 하다와 아이들, 그리고 본 적은 없지만 열택샘,
또 누가 계시드라, 또 계신거 같은데 .....
하여간 거명치 못한분께 죄송하고 모두 안녕하시죠?
거기 산속에는 벌써 춥진 않나요?
아침으로 저녁으로는 여기도 이제 스산하네요
저희가 사는 곳에도 산들이 가까이 아니 저희 아파트 주방 창문에서도 산이
가까이 있답니다.
다람쥐가 보이진 않지만 그곳에도 다람쥐는 있죠.
때로 부지런히 먹거리를 입으로 깨먹던 청설모를 휴대폰으로 찍어보려고 최대한
줌인을 했지만 기껏 찍힌건 나무가지 위 점처럼 보이는 것 뿐이었지만....
그런 것들을 저도 우리 아이들에게 주고 싶었는데요.
이제는 머리 커버린 큰 아이(초등6) 세인이는 연예인이 되겠다며 여의도로 이사
를 가자 하네요.
작은 아이(7살) 영인이야 아직은 엄마 말이면 그저 따르지만 언니의 지배(?)를
상당히 받고 자라는 상황이고요.
남편은 아직은 때가 아니라하고.
그리고 저는 아직도 갈팡질팡 왔다갔다 헤매이고만 있습니다.
제가 너무 생각이 많은 까닭이겠죠.
아니 용기가 없는 거겠죠.
변화도 두렵고, 적응도 두렵고, 매사가 두려워 선뜻 발걸음을 못 떼는 거겠죠.
두루 건강하시고 머지않은 날에 다시 한번 뵙기를 고대합니다.
아!!! 그리고 포도랑 포도즙이랑 너무 달고 맛있었어요.
여름내 수고했을 노고가 생각나 껍질까지 열심히 먹었고 한알이라도 버려질까
알뜰히도 먹었답니다.
지금 이곳도 비가 오지만, 여름 장마처럼 오진 않네요.
그냥 다박다박다박,
대지를 두드리는 그 소리에 오랫동안 귀를 맡겼더랬습니다.
남은 이도, 떠난 이도 또한 열심히 살아갈겁니다.
포도, 맛있게 드셨다니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