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너머’에서였지요.
겨울 바람이 부는 눈 녹지 않은 능선에서
아이들은 오밀조밀모여 잠깐 쉬고 있었어요.
쉬고 있던 저는 누구에게라고 할 것 없이
“바람이 맵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야.”
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옆에 있던 슬찬이가 그 말을
들었나 봅니다. 이제 여덟 살이 되는 작고 어린 그 녀석이,
“바람에 고추장 발랐어요?”
라며 한 손바닥에 불과한 얼굴의 눈, 코, 이마 그리고 입술로
제게 물어보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모든 걸 잊고 크게 웃어버렸답니다.
슬찬이 뿐만 아니라 수민이, 재준이, 우재….
유쾌하고 참 순한 아이들과 백 스물두 번째 계절 자유학교를 지냈습니다.
광주에 도착해보니
제 방 창문 너머 보이는 지붕들에 눈이 소복소복 쌓여 있어
아이들과 함께 눈을 맞으며 물꼬에 들어가던 첫날이 떠올라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함께했던 선생님들과 아이들 그리고 새끼일꾼들,
모두모두 사랑합니다
백스물네번째 계자때 뵈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