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26.해날. 맑음

조회 수 1276 추천 수 0 2007.09.21 07:15:00

2007. 8.26.해날. 맑음


박병철샘이 다녀갔습니다.
오늘자로 물꼬의 과학 수학 객원샘이 되어주셨지요.
선배입니다.
91년에 본 게 마지막이었으니 무려 십칠여 년 만의 해후인가요.
어제 저녁답에 영동역에서 만나 들어와
꼬박 밤을 새웠더랬습니다.
얼마나 그리워했던 그인지요.
지난 달 시카고에 있을 적 형의 소식을 들었고
얼마 전 인쇄한 것 같은 또박또박한 글월을 받았더랬지요.
87년 카이스트에서 박사과정 2년차 물리학도였던 그는
나이 스물의 제게 막연하게나마 영성에 대해 일깨워 준 스승이었더랬습니다.
지금은 없어진 북한산장에 둥지를 틀고,
전기도 없는 그곳에서 등하교를 하다 93년 떠났다 하니
근 8년을 산에서 보낸 셈이었네요.
히말라야로 가는 게 유일한 소원이었으나
당신 눈 감은 후 가달라는 아버님의 애원에 발을 묶고
경희대와 대진대에서 초빙교수로
그의 말마따나 “서푼 짜리 지식을 밑천 삶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아하, 그 사이 히말라야로 간(?) 그가 출판사 ‘히말라야’를 했던 겁니다.
<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책이어서 슬라이드필름으로도 만들어
계절학교의 밤 아이들에게 읽어주던 동화가
바로 그가, 그의 출판사에서, 냈던 거였더이다.
비뚤어진 전문가가 아니라 인문학적인 소양을 두루 갖춘데다
훌륭한 키타리스트이고 그리고 명상가이기도 한 그는
최상의 과학 수학샘이다마다요.
형을 찾았고, 흔쾌히 객원식구가 되어주마셨답니다.

선배를 배웅하고 이제야 돌아다닌 짐을 풉니다.
계자가 훑고 간 학교도 한 바퀴 돌아보았지요.
빨래도 이곳저곳 이적지 던져져 있고
아이들 이름표도 뒹굴고 있었습니다.
남은 한주를 사부작사부작 움직이며 정리해야겠습니다.
아직도 계자가 덜 끝난 게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5266 2007.11.19.달날. 맑음 옥영경 2007-12-01 1562
5265 2007.11.20.불날. 얼어붙은 하늘 옥영경 2007-12-01 1668
5264 2007.11.21.물날. 새벽 눈비 옥영경 2007-12-01 1739
5263 2007.11.22.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7-12-01 1769
5262 2007.11.23.쇠날. 구름 오가다 옥영경 2007-12-01 1482
5261 2007.11.24-5. 흙-해날. 맑음 / 김장 옥영경 2007-12-01 3615
5260 2007.11.26-12.2. 달날-해날 / 낙엽방학 옥영경 2007-12-17 1498
5259 2007.12. 2.해날. 눈비 / 공동체식구나들이 옥영경 2007-12-17 1975
5258 2007.12. 3.달날. 간 밤 눈 내린 뒤 옥영경 2007-12-27 1434
5257 2007.12. 4.불날. 눈 옥영경 2007-12-27 1520
5256 2007.12. 5.물날. 맑음 옥영경 2007-12-27 1485
5255 2007.12. 6.나무날. 눈발 옥영경 2007-12-27 1370
5254 2007.12. 7.쇠날. 대설에 내리는 눈 옥영경 2007-12-27 1409
5253 2007.12. 8.흙날. 맑음 옥영경 2007-12-27 1392
5252 2007.12. 9.해날. 맑음 옥영경 2007-12-27 1481
5251 2007.12.10.달날. 흐리다 저녁 늦게 비 옥영경 2007-12-27 1569
5250 2007.12.11.불날. 맑음 옥영경 2007-12-29 1581
5249 2007.12.12.물날. 맑음 옥영경 2007-12-29 1406
5248 2007.12.13.나무날. 눈비 옥영경 2007-12-29 1354
5247 2007.12.14.쇠날. 맑음 / 학술제가 있는 매듭잔치 옥영경 2007-12-29 184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