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너무 오랜만에 뵈어서 죄송스럽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습니다.
그대로시더라고요. 외모도 생각도..
늘 선생님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던 어린 시절이 다 지나고..
저희는 이제 선생님의 주장에 반론을 펼칠 정도로 많이 커버렸네요.
선생님과 여러가지 대화를 하면서 알게 된 선생님의 확고한 신념과 자아에 고개를 숙이게 됩니다.
나름대로 제 자아에 대한 확신이 있었는데 선생님을 만나고 자아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해 봅니다.
정말 힘든 길을 걸어오셨습니다.
저는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개척하는 선구자의 마음을 압니다.
하지만 제가 아는 것은 선생님의 그것과는 또 다르겠죠.
아무도 지지하지 않는 일이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선생님은 누구보다 대단하십니다.
선생님께서 '한국의 명시'라는 책을 사라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 책은 꽤 두꺼웠고 비쌌습니다.
집안이 어려워서 집에 사달라는 말도 못하고 빈손으로 왔었죠.
나중에 사정을 알게 된 선생님은 선생님 친구에게 선물로 받은 소중한 그 책을 제게 주셨습니다.
그 책은 지금도 제게 책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책을 주시면서
'네가 어떤 상황에 있든, 어떤 죄를 지었든, 나는 네 편이다.'
라고 말씀하신 선생님을 기억합니다.
이제는 제가 그 말을 해 드릴 때인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 어떤 길을 걷든 어떤 삶을 살든 전 선생님 편입니다.
꼭 뜻하시는 바를 이루어 모든 사람들 앞에 보란듯이 증명하시길 바랍니다.
이번에 받은 첫 월급의 일부를 선생님께 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존경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제자 손대웅 올림
물꼬 다녀왔었나 보구나.
니 글을 보니까 힘이 넘쳐서 좋네.
건강히 잘 지내고, 기회가 된다면 물꼬에서 보고 그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