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 8.흙날. 맑음

조회 수 1396 추천 수 0 2007.12.27 00:19:00

2007.12. 8.흙날. 맑음


여러 사람들이 다녀가며
여러 얘기들을 실어 나릅니다.
주말이면 꼭 사람들이 찾아들지요.
상처 입은 한 여자 분이 와
차를 한 잔 나누며 오래 앉았다 돌아갔습니다.
사람과 헤어지기 어려운 사연을 들었지요.
어찌 쉽겠는지요.
하지만 남의 일은 또 내 일만큼 쓰린 마음은 아닌지라
덤덤히 들었고 그래서 덤덤히 말하게 되는 법이지요.
“너무 억울해요.”
그래요, 들인 공이 크면 클수록
그럴 수 있을 겝니다.
“남 좋은 일만 시킨 것 같애서...”
그러게요, 애쓴 보람도 없이
공을 들인 상대가 훌쩍 떠나면
그런 맘 안 들기가 어렵다마다요.
남의 일이라고 쉽게 말한다 느낄까 하여
그저 듣고, 주억거리고, 달인 차나 더해주었는데,
할 말이야 왜 없었을까요.
그래도 그냥 보냈습니다.
이곳 물꼬가, 대해리가 있어 고맙고 위로라니 다행입니다.
내가 안타까운들 그이만큼 하겠는지요.
누가 자신의 아픔을 대신해 준단 말인가요.
그니를 보내는 등 뒤에서야
비로소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그랑 함께 하는 동안 그대도 배운 게 많았을 것입니다.
노여워 마셔요, 그대여.
당신도 궁극적으로 좋은 세상을 바랄 것이고
잘 살고 싶고 올바르게 살고 싶은 것 아닌가요.
떠난 그가 또 다른 곳에서 자신을 잘 쓰고 산다면
세상에 대한 기여가 아니겠는지요.
그렇다면 아름다운 세상에 한 걸음 다가간 것 아니겠는가 말입니다.
좋았어도 나빴어도 고마운 일이겠습니다.
시간은 힘이 세지요.
다, 다 지나갈 것입니다.
정녕 주저앉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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