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티쿼티(ANTIQUITY) 3월호에 실린 원이 엄마의 편지

조회 수 1031 추천 수 0 2009.03.06 17:51:00
고고학 저널인 앤티쿼티(ANTIQUITY) 3월호에 실린
안동대 박물관이 소장한 ‘원이 엄마의 편지’


원이 아버지께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 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 하시더니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시나요
나와 어린 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시나요
당신 나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고,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나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수 없어요
빨리 당신에게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써서 넣어 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 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 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갖 그 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 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 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 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병술 유월 초하룻날 집에서 아내 올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물꼬를 다녀간 박상규님의 10일간의 기록 [5] 박상규 2003-12-23 146347
3305 안녕하세요~^^ 서경실 2005-03-25 1237
3304 책을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1] 유용균 2005-03-25 1176
3303 보내주신 책 감사합니다. [1] 한태석 2005-03-26 1221
3302 소식지 잘 받았습니다. [2] 김숙희 2005-03-26 1180
3301 책 잘 받았습니다. 승현샘 2005-03-26 1221
3300 무지 오랜만 file 소연-ㅅ-♀ 2005-03-27 1090
3299 무지 오랜만 file 소연-ㅅ-♀ 2005-03-27 1043
3298 무지 오랜만 file 소연-ㅅ-♀ 2005-03-27 1208
3297 들렸습니다a [4] 수진-_- 2005-03-27 1149
3296 큰뫼 농(農) 얘기 44 이젠 소풀 캐기도 사라졌다. 큰뫼 2005-03-27 1783
3295 창욱이가아파요 [1] 창욱이고모 2005-03-28 1355
3294 도착을 알립니다. 채은엄마 2005-03-28 1073
3293 알아채기 [2] 지용아빠 2005-03-28 1062
3292 2005 문화예술 교육사례 온라인 공모가 진행중입니다. image [1] 장희정 2005-03-28 1800
3291 아이쿠, 책을 다 보내셨더라구요. [2] 권이근 2005-03-28 1218
3290 소식지 잘 받았습니다. [1] 성현빈맘 2005-03-29 1341
3289 너무 오랜만이죠? [1] 호남경 2005-03-30 1260
3288 너무 오랫만입니다 김병찬 2005-03-31 1055
3287 가슴이 벅찹니다. [1] 김문정 2005-04-01 1389
3286 맘은 온통 그곳에 가 있는데... [1] 세인.영인맘 2005-04-02 1143
XE Login

OpenID Login